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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 LG CEO들과 1박2일 전략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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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CEO 전략회의 첫 주재

"계열사간 경계 넘어 신사업 비중 높여라"
새롭게 도전하는 창업정신 갖고
자동차 전장·태양광·배터리 등 체계적인 사업구조 고도화 주문



[ 노경목 기자 ]
구본준 (주)LG 부회장이 LG그룹 경영 보폭을 넓혔다. 지난달 초 단행된 조직개편으로 LG와 계열사들의 경영 활동 전반을 챙기게 된 데 따른 것이다.

구 부회장은 지난 18일과 19일 경기 이천 LG 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지난해까진 구본무 LG 회장이 주재한 회의다.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조성진 LG전자 부회장 등을 필두로 부사장급 이상 최고경영자(CEO) 40여명이 올해 세계 경제 환경과 그룹 경영 방향을 토론했다. 구 회장은 올해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의제와 토론 결과를 보고만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서 구 부회장은 계열사 CEO들에게 올해 체계적인 사업구조 고도화를 주문했다. 그는 “대내외 경영환경과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어렵게 변하고 있다”며 “사업구조 고도화를 한층 더 체계화해야 하고, 이를 위한 경영혁신 활동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LG전자의 자동차 부품 및 태양광, LG화학의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 등 신성장 산업 비중을 높여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구 부회장이 계열사 CEO들에게 경영 방향과 관련된 구체적인 메시지를 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 부회장 발언도 지난 1년여간 좀처럼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LG전자를 이끌다 2015년 말부터 (주)LG 신사업추진단장을 맡아 자동차 부품 등 신사업 발굴에 주력해 왔기 때문이다.

이번 전략회의 주재와 발언은 달라진 구 부회장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지난달 1일 열린 (주)LG 이사회에서 구 부회장은 △전략보고회 등 경영회의체 주관 △계열사 주력 사업의 경쟁력 및 수익성 제고 △그룹 신사업 발굴 및 지원을 맡기로 했다. 구 회장은 최고경영진 인사와 그룹 경영의 큰 방향 등 주요 경영현안을 관할하고 있다.

구 부회장은 CEO들과 1박2일간 20여시간에 걸쳐 글로벌 경제 및 산업 흐름의 변화가 LG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주제는 ‘영속하는 기업으로의 도전과 과제’였다. 그는 “연구개발과 제조 부문을 중심으로 제품 차별화와 생산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창업 70주년을 맞아 “한 단계 높고 한층 더 큰 것에 새롭게 도전하는 창업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LG CEO들은 토론에서 지금까지의 사업 방식을 처음부터 재점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계열사 간 경계를 넘어 혁신을 하고 신사업을 만들어 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토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의에서 논의된 내용은 각 계열사 경영방침으로 구체화된다. 구 부회장은 통상 6월 열리는 전략보고회에서 진전된 내용을 반기 실적과 함께 보고받는다. 재계 관계자는 “현장 중시와 뚝심으로 유명한 구 부회장의 경영 스타일이 첫 발을 내디뎠다”며 “앞으로 각 계열사의 경영활동에서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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