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광 기자 ] 정수기 등 생활가전 렌털(대여) 국내 1위 기업 코웨이의 올해 화두는 ‘신뢰’다. 코웨이란 브랜드만으로도 소비자들이 믿고 쓸 수 있게 하는 게 목표다. 올해 경영 방침을 ‘코웨이 트러스트’(코웨이 신뢰)로 정했을 정도다. 이해선 코웨이 대표는 올초 신년사에서 “올해 새로운 도약의 해로 삼기 위한 코웨이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정수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 생활과 밀접한 가전 렌털 사업을 하는 만큼, 고객 신뢰를 최우선 가치로 삼기로 했다.
무한책임위원회 구축
신뢰 쌓기의 첫 번째는 내부 시스템 구축이다. 작년 10월 코웨이의 새 수장이 된 이 대표가 이 작업을 주도하고 있다. ‘무한책임위원회’란 조직을 별도로 만들고 제품의 안전성과 고객 신뢰 등 이슈를 포괄적으로 검토하도록 했다. 이 조직은 각 부서와 본부의 벽을 허물고 협업을 강조하고 있다. 다양한 구성원을 참여시켜 의사결정 과정 중 고객 신뢰를 저해하는 요인을 확인한다. 신뢰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영업에 부정적이어도 조처를 취한다. 고객 신뢰가 훼손됐을 땐 더 큰 손실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제품 안전성도 더 강화하고 있다. 정수기 렌털 사용자를 상대로 최근 수질검사 서비스를 시작했다. 가정에서 쓰는 정수기 물을 코웨이 환경기술연구소에 보내 분석한다. 코웨이 연구소는 국가 공인 물 연구기관이다. 수질 검사 결과는 방문 관리원인 코디(코웨이 레이디)를 통해 사용자에게 전달된다. 사용자는 정수기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데이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코웨이는 정수기 관리 시 필터뿐 아니라 오염 가능성이 있는 다른 부품까지도 세세하게 교체해 준다. 렌털 사용기간 29개월 시점에 주요 위생 부품을 모두 갈아주는 ‘스페셜 케어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눈에 보이는 부분만 챙기면서 ‘시늉’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전국 서비스 지점으로 반환되는 제품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도 갖췄다. 반환 제품에 대한 불만 사항을 파악해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CES 참가…로봇 공기청정기 내놔
코웨이는 신뢰를 강화하기 위한 또 다른 작업으로 ‘혁신 제품 개발’도 시도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 5~8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17’ 기간에 부스를 열고 신기술을 선보였다. ‘로봇 공기청정기’가 대표적이었다. 이 제품은 집안 곳곳을 스스로 돌아다닌다. 오염이 심한 곳에선 자동으로 공기청정 기능이 작동한다. 공기가 깨끗해지면 또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가만히 놓여 있는 기존 공기청정기에 비해 훨씬 적극적으로 실내의 공기 질을 관리한다.
코웨이는 인공지능(AI) 기능이 있는 공기청정기도 내놨다. 미국 아마존이 개발한 AI 알렉사를 탑재한 ‘에어메가’란 제품이다. 음성 명령을 인식해 반응하는 게 특징이다. 예컨대 “공기청정기를 켜줘” 하면 전원이 들어온다. “오늘 실내 공기 상태는 어떠니” 하고 물으면 “보통 수준이다”고 답한다. 코웨이는 음성인식 AI 기능을 다른 제품에도 적용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제품뿐 아니라 관리 서비스에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침대 매트리스에 센서를 단 ‘코웨이 에어 매트리스’도 혁신 상품 중 하나다. 침대에 누우면 호흡수 심박수 뒤척임 수면시간 등이 측정된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잠자리 습관이 분석된다. 다음날 사용자가 누웠을 땐 매트리스의 형상과 경도 등이 자동으로 조절된다. 사용자에게 꼭 맞는 수면 환경을 제공하는 게 목표다. 코골이 탓에 숙면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기능도 있다. 매트리스엔 소리 센서가 붙어 있다. 코를 골기 시작하면 매트리스가 자동으로 인식한다. 이후 어깨 부위 에어셀이 부풀고 신체에 자극을 준다.
사용자의 체지방과 체수분 등을 측정하고 변기를 자동으로 세척하는 ‘코웨이 버블 회오리&아이오케어 비데’, 가습기 기능과 청정기 기능을 합쳐 놓은 ‘스스로 살균 가습 공기청정기 아이오케어’ 등도 이번 CES에 나온 제품들이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본격 나서
해외시장 개척에도 본격 나선다.
코웨이는 현재 해외 수출 비중이 매출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월 렌털료를 받고 관리해주는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일시불 판매 위주다.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해외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하기도 한다. 앞으론 해외에서도 렌털 방식 판매를 늘릴 예정이다.
말레이시아가 해외 진출 교두보다. 코웨이는 2006년 말레이시아 진출 후 2015년까지 10년간 연평균 118%의 고속 성장을 했다. 렌털 방식 판매가 자리를 잡은 덕분이다. 작년 9월 말 기준 말레이시아 렌털 계정 수는 39만여개에 달했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에서 사회공헌활동(CSR) 투자를 늘릴 예정이다. 말레이시아에서 입지를 더 다지기 위해서다. 코웨이는 중국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올해 처음 비데 판매에 나선다. 공기청정기 위주에서 제품군을 확장할 계획이다. 말레이시아 성공 사례를 중국 시장에도 접목하기로 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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