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이번 주 후반 'G2(미국·중국) 이벤트'를 앞두고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정보기술(IT) 랠리를 이끌던 삼성전자는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2% 이상 내렸다.
16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1% 하락한 2064.17로 장을 마쳤다. 장중 한때 2050선까지 밀려나기도 했지만, 기관이 오후들어 매수세를 높인 영향으로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이날 지수는 오전 한때 지난주에 이어 2080선을 유지, 상승세를 유지했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도 물량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2400억원 가량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도 했다. 이는 올해 들어서 가장 큰 매도 규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취임과 중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등 경제지표 발표(20일)가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다시 상승,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40원(0.63%) 오른 1182.10원을 기록했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1840억원과 39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아냈다.
올 들어 코스피의 강세를 이끈 대형 IT주(株)는 약세로 돌아섰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장중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 2% 이상 밀려났다.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2.14% 하락한 183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중 한때 181만6000원까지 주저앉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사흘 연속 약세를 보였다. 이 회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99% 내린 4만9300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주(株)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시총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세를 보인 반면 현대차는 1.01%의 주가상승률을 보였다. 현대모비스는 보합권에 머물렀고 네이버는 0.51% 소폭 올랐다. 삼성물산은 0.78% 내린 12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포스코와 삼성생명도 전 거래일과 똑같은 가격에 거래를 마감했다.
건설, IT, 화학 등 그간 지수 상승에 힘을 보탠 주도주가 대체로 내렸다. 삼성엔지니어링과 두산인프라코어가 3%대 하락률을 나태냈고 LG디스플레이와 삼성SDI는 각각 3.44%와 3.40% 하락 마감했다. 한화케미칼과 현대산업 역시 2%대 약세를 보였다.
코스닥 지수는 코스피보다 더 빠졌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7% 내린 627.88을 기록했다.
개인만 970억원 가까이 사들여 '나홀로 매수'에 나섰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20억원과 430억원 어치 보유 주식을 팔아치웠다.
셀트리온과 카카오는 전 거래일 대비 0.58%와 1.55% 내린 10만2100원과 8만2600원에 거래를 마쳤고, CJ E&M과 메디톡스의 경우 반대로 1.04%와 4.78%의 주가상승률을 나타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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