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꼽은 2017 유망 업종·종목
채권서 주식으로 '머니 무브'
정보기술 업종이 주도 전망
유동성 장세 수혜 증권업종
실적 개선 음식료 업종 관심을
[ 윤정현 기자 ]
190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삼성전자 랠리’로 문을 연 2017년 주식시장의 화두는 단연 4차 산업혁명이다. ‘2017 증시 대전망 전국 강연회’에서 주목받은 주제이기도 하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 회복의 신호로,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글로벌 자금 이동을 4차 산업혁명의 선두에 선 정보기술(IT) 업종이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오재원 한국경제TV 와우넷 파트너는 “지난 5년여간의 코스피지수 박스권 상단을 돌파해 2018년까지 유동성 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이를 대비해 실적과 가치가 좋은 기업을 중심으로 길게 보고 지수가 약세를 보이거나 조정받을 때마다 담는 중장기 투자 전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
올해 대전망 전국 강연회에 나선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이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빠른 속도로 주변 환경과 생활을 변화시킬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철 파트너는 “이럴 때일수록 모든 기업은 생존을 위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고 그 변화에 적응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의 명암은 뚜렷하게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에 따라 적자생존의 시대, 승자독식의 시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인공지능만 해도 과거 대학 연구실 중심에서 이제는 미국의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의 바이두 등 기업이 주도하면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망업종도 4차산업과 연관된 분야를 꼽았다. 3차산업이 컴퓨터를 이용해 생산공정을 자동화한 것이라면 4차산업은 모든 설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생산공정의 최적화가 이뤄지도록 한 것이다. 김 파트너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자동제어로 각 산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점에서 인공지능 분야와 반도체, 스마트카, 사물인터넷 분야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출동해결반도 이와 관련된 반도체 대호황에 주목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급등에 사물인터넷이라는 또 다른 훈풍을 맞이했다는 분석이다. 출동해결반은 “사물인터넷 시대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키워드고 기존 PC와 스마트폰에만 국한됐던 반도체의 적용 분야 확대라는 측면에서 시장이 선제 반응하고 있다”며 “기존 메모리 반도체 관련주에서 시스템 반도체로 시장의 시야도 확대돼가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연장선상에서 이종원 파트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부품주에 관심을 가질 것을 주문했다. 이 파트너는 “OLED를 장착한 아이폰 신제품에 국내 기업이 만든 연성회로기판(FPCB)이 사용된다”며 “성장성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매력적이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국내 FPCB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물량은 올해 말까지 6000만~7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애플 납품 업체로 이미 증설을 시작한 인터플렉스와 비에이치를 선호주로 꼽았다. 비에이치는 터치일체형 OLED FPCB를 생산하는 회사로, 애플이 터치일체형 모듈을 채택할 경우 수혜가 예상된다. 이 파트너는 비에이치의 신규 OLED로 인한 매출이 올해 4500억원, 내년에는 3000억원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플렉스는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 모듈 FPCB를 공급하는 업체 중 가장 비중이 높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초기 공급 물량의 40%를 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인터플렉스도 2018년까지 실적 개선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낙폭 과대, 실적 개선 종목에도 관심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도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적이 개선되면서 낙폭이 과도한 업종을 선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재원 파트너는 “주가는 결국 그 기업의 가치에 수렴해간다”며 실적 개선이 진행될 업종으로 음식료를 들었다. 최근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지면서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오 파트너는 “특히 농심 같은 종목은 이미 지난 10개월간의 긴 조정을 거치면서 가격 부담을 크게 덜었다”며 “중장기적 측면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면서 향후 펼쳐질 유동성 장세에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는 증권 업종에 대한 관심도 당부했다. 연초 코스피지수 상승세에 증권주들은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상 1월에 증권주가 강세를 보인 해의 상반기 장세는 대체로 나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올해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코스피지수는 2%가량 상승했고 증권주는 8% 남짓 올랐다. 오 파트너는 증권업종 내에선 꾸준한 실적을 내고 있는 NH투자증권을 선호주로 꼽았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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