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91만원 '신기록'
외국인 자금 2조 유입…반도체·철강 증권주 급등
[ 윤정현/하헌형 기자 ]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사자’ 주문에 코스피지수가 단숨에 2070선을 넘었다. 2015년 7월21일(2083.62) 후 1년6개월 만의 최고치다. ‘대장주’ 삼성전자는 상장 후 처음 190만원을 넘어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 연말부터 2조원 가까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5년여간 갇혀 있던 박스권(1850~2100) 탈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11일 30.05포인트(1.47%) 상승한 2075.17에 장을 마쳤다. 5000억원 가까이(4861억원) 사들인 외국인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12월27일부터 이날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규모는 1조8562억원에 달한다.
외국인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2957억원)였다. 순매수 행진이 이어지고 있는 최근 11거래일간 순매수 금액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 기간 삼성전자 주가는 6.45% 뛰었다. 이날은 5만2000원(2.79%) 오른 191만40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200만원 진입을 눈앞에 뒀다.
삼성전자 외에 현대자동차(1384억원) 포스코(1255억원) LG화학(1204억원) 등도 외국인 순매수 기업 상단에 자리를 잡았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은 세계적으로 실적 개선이 뚜렷하게 나타날 업종”이라며 “여기에 소속된 유가증권시장 내 대형주들로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가증권시장 내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도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최근 1년 내 최고가(5만1600원)를 다시 썼다. 이 덕분에 전기전자업종이 2.60% 상승했다. 동국제강(11.59%) 포스코(7.82%) 세아제강(7.22%) 현대제철(5.83%) 등이 포함된 철강금속업종도 6.32% 뛰었다.
달러 강세 흐름이 주춤하고 있는 것도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환율이 1300원까지 갈 수 있다는 우려가 한풀 꺾였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도 지난달 1212원50전을 찍은 후 횡보 중이다.
미국과 중국의 경기지표 호조로 전 세계적으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정도인 데 비해 미국은 18배에 이른다”며 “기업 이익이 늘고 있는 가운데 달러 강세도 진정되고 있어 외국인에게는 매력이 큰 시장”이라고 말했다.
대표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릴 것이라는 전망에 이날 증권업종도 3.94%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미래에셋대우(5.13%) NH투자증권(5.45%) 등 대형사뿐 아니라 메리츠종금증권(3.73%) 유안타증권(4.0%) 등 중소형사들도 4% 안팎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윤정현/하헌형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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