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갑수 이마트 대표
저성장 극복할 비밀병기는
올해 경기 김포·군포·고양에 트레이더스 매장 3개 출점 준비
주부·중소상인 수요 흡수할 것
미국·중국·베트남 등 10개국 진출
'메이드 인 코리아 프로젝트' 로
중소기업 신상품 수출 이끌 것
[ 강영연 기자 ] 이마트는 올해만 트레이더스(창고형 할인매장) 세 곳의 문을 열 계획이다. 경기 침체에 따른 성장 정체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해 선택한 전략이다. 또 이마트몰(온라인몰)을 강화하기 위해 현재 2개인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추가로 확보하기로 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사진)는 “이마트뿐 아니라 트레이더스, 이마트몰 등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사업을 늘려갈 것”이라며 “피코크와 노브랜드 등 자체상표(PL) 상품을 강화해 제품을 차별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올해도 경기침체가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마트의 성장전략은 무엇입니까.
“대형마트 업계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걸쳐 저성장기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는 신규 출점 제한과 온라인 쇼핑의 발달 등으로 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 상황을 정확히 분석하고 이에 맞는 핵심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노브랜드가 생활용품을 강화하고, 일렉트로마트는 캐릭터를 활용한 가공식품을 선보이는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할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요.
“피코크와 노브랜드로 대표되는 PL 상품을 강화해 제품을 차별화하고 가격경쟁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피코크는 그동안 차돌박이 된장찌개, 순대, 닭발 등 한식 중심으로 제품을 개발했습니다. 올해부터는 티라미수 등 디저트를 비롯한 유럽, 동남아 음식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피코크 담당 바이어들이 유럽 등에서 열리는 식품박람회에 참석해 아이디어를 얻고 있습니다. 노브랜드는 지난해까진 감자칩 등 식품 중심이었다면 올해부터는 생활용품을 늘려갈 계획입니다.”
▷창고형 할인매장인 트레이더스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용량 제품을 판매해 가격을 낮췄고, 다른 곳에선 살 수 없는 해외상품 등을 선보인 것이 주효했습니다. 대형마트를 자주 찾지 않던 2030세대도 트레이더스는 찾아옵니다. 트레이더스만의 경쟁력을 강화해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는 쇼핑 공간으로 키워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11개점을 운영하고 있는 트레이더스는 올해 경기 김포, 군포, 고양에 3개 매장을 더 낼 계획입니다.”
▷트레이더스를 늘리면 이마트 매출이 줄어들진 않을까요.
“두 매장의 주요 고객층이 다릅니다. 이마트는 6만여개에 이르는 다양한 상품을 소용량으로 구매할 수 있어 주로 주부가 많습니다. 트레이더스는 주부뿐 아니라 중소 상인도 자주 찾습니다. 상품 수를 4000개 정도로 줄인 대신 제품을 대용량으로 만들어 가격경쟁력을 높였기 때문입니다. 두 매장에서 동시에 파는 상품은 전체의 5% 미만입니다. 필요한 제품에 따라 두 매장을 모두 이용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은 이마트와 트레이더스를 함께 이용하는 고객이 50%가 넘을 정도입니다.”
▷온라인몰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설명해주십시오.
“이마트몰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예정입니다. 추가로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세우는 것을 포함해 투자도 늘릴 계획입니다. 가격경쟁력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이마트는 지난해부터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를 좀 더 정교하게 가다듬어 발전시킬 예정입니다.”
▷가격의 끝 프로젝트가 실제 매출에 도움이 됐는지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통해 가격에 민감한 생필품 매출이 50%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분유와 기저귀 등 유아용품이 큰 인기를 끌면서 아이가 있는 젊은 여성 고객이 이마트와 이마트몰로 돌아오는 효과를 거뒀습니다. 올해는 오프라인 이마트 점포뿐 아니라 이마트몰을 중심으로 더욱 강력하게 가격의 끝 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성과가 없었습니다.
“소비 심리가 침체되고 내수 회복이 더뎌지면서 수익성을 높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이후 이마트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트레이더스와 이마트몰이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올해는 상품과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더 많은 소비자가 이마트를 찾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체적인 수익성 개선에도 노력할 것입니다.”
▷해외 진출 계획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해외에 점포를 내는 것만 고집하지 않고, 브랜드나 상품을 수출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중국, 베트남, 몽골,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말레이시아 등 1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수출 규모는 2013년 3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320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올해는 500억원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어떻게 확대할 계획입니까.
“우수 중소기업 박람회인 ‘메이드 인 코리아 프로젝트’를 통해 새로운 상품을 찾아내 육성하고 수출도 하고 있습니다. 이마트가 수출하는 상품이 1만2000여개인데 이 중 60% 정도가 국내 중소기업 상품입니다. 이마트의 성장이 중소기업 성장으로, 중소기업의 성장이 이마트 성장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이뤄지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제주소주를 인수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입니까.
“장기적으로 제주소주를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한류 상품으로 키우는 것이 목표입니다. 국내 시장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몽골 등 이마트가 진출한 해외시장으로도 수출할 계획입니다. 채용을 진행 중인데, 좋은 사람들을 많이 뽑아 상품 개발과 브랜드 육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입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