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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사라진 시간 '7년'…끝나지 않은 투쟁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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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MBC 해직 언론인 이야기 담은 '7년-그들이 없는 언론'
"단순 '복직' 위한 싸움 아냐…대한민국 전체의 문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해직된 언론인들이 다큐멘터리 영화 '7년- 그들이 없는 언론'을 통해 얼굴을 드러냈다.

영화는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부터 YTN과 MBC에서 해직된 언론인들이 벌인 긴 투쟁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았다.

정부가 낙하산으로 임명한 구본홍 전 YTN 사장에 반대했다 해고된 권석재·노종면·우장균·정유신·조승호·현덕수 기자와 김재철 전 MBC 사장 선임에 반대하다 해고된 박성제·이용마 기자와 최승호 PD의 투쟁 일기다.

지난 3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에서 열린 시사회에서 노종면 기자는 "이 영화는 우리의 해고를 상징화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가 해고당한 것이 아니라 모든 언론이 해고당한 것"이라고 밝혔다.

조승호 기자는 "촛불의 목적은 '탄핵'을 넘어 '민주주의를 바로 잡자'이지 않나"라며 "우리 또한 '복직'이 목적이라면 이렇게 싸우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조 기자는 YTN 재직 당시 노동조합 집행부도 아니었다. 단지 노조와 '생각'이 같았기에 행동을 함께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는 "당시 낙하산 사장이 취임하면서 정치부 반장인 저를 국제부 반장으로 가라고 했다"며 "공정치 못한 기자를 그 자리에 앉혔다. MBC 또한 이 같은 인사로 무너진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가 옳다고 생각한 것을 행동으로 옮겼다가 해직된 사태는 다시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며 "기자가 해직되는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복직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YTN 권석재, 노종면, 우장균, 정유신, 조승호, 현덕수 기자 6명은 해직 후 1년 뒤 법원의 해고 무효 판결을 받았으나 2년 뒤 절반의 승리만 거뒀다. 노종면, 조승호, 현덕수 3명의 해고는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십수년간 청춘을 바쳐 일했던 회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대신 '뉴스타파' '일파만파' 등 대안 언론사에서 일하는 중이다.

MBC 시사 프로그램 'PD 수첩' 연출자였던 최승호 PD는 2012년 부당한 인사에 문제를 제기했다가 해고됐다.

최 PD 역시 이 영화가 몇몇 해고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미디어 환경에서 '언론의 자유'는 근로의 조건"이라며 "모든 언론인이 처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함께 손잡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화 엔딩 크레딧에는 20여 명의 해직 언론인 이름이 흘러간다. YTN, MBC 뿐 아니라 국민일보, 부산일보, 전자신문 등의 기자들도 포함돼 있다.

현덕수 기자는 "이 영화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7년간의 기록"이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언어 도단으로 자신의 일터에서 내쫓겨지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PD는 "우리가 본대로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했지만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력들로부터 잘려진 것"이라며 "우리가 언론에서 해고된 후 나타난 결과가 세월호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언론사들은 단원고등학교 학생을 비롯한 탑승자 300여명 전원 구조라는 오보를 냈다. 최 PD에 따르면 이는 방송 전 정부가 낸 보도자료를 검토 없이 그대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그는 "언론이 언론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라며 "해고자들이 현직 복귀하고 제대로된 보도를 시작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특정 세력의 욕망을 포기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연출을 맡은 김진혁 감독은 "부조리한 현실과 싸워온 언론인들이 모두 '기레기'로 평가받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그는 "제목 '그들이 없는 언론'은 결국 언론인이 아닌 사람들이 사는 세상을 의미한다"며 "이들의 7년이라는 시간은 언론이 아니더라도 반추할 수 있는 내용이다. 모든 사람들이 원래 자리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화 '7년-그들이 없는 언론'은 오는 12일 개봉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사진=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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