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일감 확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활기'
국내외 특수선 수주 박차
[ 김태현 기자 ]
3일 부산 영도구 봉래동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선각공장. 올해 첫 출근한 직원들이 선박의 선체를 만들기 위해 자르고 용접하는 철판에서 불꽃이 튀었다. 한 직원은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이 특수선 분야인데 지난해 12척을 수주해 조선 불황 속에서도 일자리를 지킬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마음으로 새해를 맞았다”며 기뻐했다.
부산지역 대표 조선소인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6600억원 규모의 항무지원정 2척, 해군 차기고속정 3척과 고속상륙정(사진) 2척, 해경 500t급 경비함 5척 등 총 12척의 함정을 수주했다. 그동안 수주한 특수선까지 포함하면 20척 넘게 확보돼 영도조선소에서 건조 중이거나 만들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정환 한진중공업 홍보부장은 “지난해 군함 분야에서 많은 물량 수주로 2년치 일감을 확보해 힘든 고비를 넘겼다”며 “함정을 인도하는 2020년까지는 어느 정도 물량이 있어 희망을 품고 새해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조선소들이 인력 감축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것과 달리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다”며 “일찍이 구조조정을 한 덕에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직원들 사이에도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해 1~9월 2조1335억원의 매출과 87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회사 측은 지난해 2조8000억원대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1972년 최초의 국산 경비정 ‘학생호’를 시작으로 해군과 해양경비안전본부의 각종 함정을 건조하면서 국내 최다 함정 건조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2014년 독도함의 후속함을 수주한 이후 해양대 실습선과 해군의 차기고속정, 해경 경비함 수주까지 최근 2년 새 1조원대 물량을 확보했다.
한진중공업은 올해를 제2의 도약 원년으로 삼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극심한 조선 불황 속에서 그동안 생존을 위해 회사를 운영했다면 올해는 국내외 수주에 적극 나서 안정적이면서도 힘차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양수산부가 2020년까지 63척 7조7000억원 규모의 공공선박 조기 발주를 이어가는 점을 겨냥해 특수선 분야 수주를 더욱 늘려 국내 최초 조선소라는 ‘조선 명가’의 자존심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철상 홍보실 담당 상무는 “부산 조선소에선 고부가가치 특수선박 건조와 설계 등 전문 역량을 강화하고, 필리핀 수비크 조선소는 컨테이너 건조 중심의 생산성을 높이는 투 트랙 발전전략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조선 기자재는 국내에서 생산해 필리핀 조선소로 가져가는 만큼 올해부터 투 트랙 전략이 제대로 시너지를 내면서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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