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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자동차, 3년 만에 글로벌 판매 800만대 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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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7% 줄어 788만대

파업·신흥국 경기침체에 '발목'

한국GM, 국내 판매 역대 최다
르노삼성, SM6 인기에 38%↑
쌍용자동차, 14년 만에 15만대 돌파



[ 김순신 기자 ] 지난해 현대·기아자동차의 글로벌 판매량이 그룹 설립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2015년(801만5665대)보다 1.7% 감소한 788만266대를 기록했다고 2일 발표했다.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2000년 그룹 설립 이후 16년 만이다. 현대·기아차는 2014년 800만5220대, 2015년 801만5745대를 팔아 2년 연속 800만대 이상 판매했다.

회사별로는 현대차가 전년보다 2.1% 감소한 486만49대, 기아차는 전년보다 1% 줄어든 302만217대를 각각 판매했다. 사상 최대 규모로 이어진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은 것이 판매 부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지난해 3분기 나란히 파업을 벌였다. 현대·기아차는 파업으로 인해 현대차 14만2400대, 기아차 11만6600대 등 총 25만9000대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현대·기아차가 시장 개척을 위해 공격적으로 진출한 중남미, 러시아, 중동 등의 신흥국이 극심한 경제침체를 겪은 점도 발목을 잡았다. 이들 국가는 석유 등 에너지자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데 저유가 기조가 이어져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자동차 시장도 위축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원화가 엔화보다 강세를 보이면서 일본 경쟁업체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한 것이 사실”이라며 “올해는 신차를 출시하고 해외 공장 가동을 늘려 내실 경영을 유지하면서도 글로벌 위상에 맞는 실적을 올릴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국내 시장에선 신차를 앞세운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가 판매 목표를 달성하며 선전했다. 한국GM은 지난해 말리부 등 신차 출시에 힘입어 국내에서 18만275대를 판매했다. 2002년 회사 출범 이래 최대 실적이다. 중형세단 말리부는 2015년(1만6382대)보다 123.8% 증가한 3만6658대가 팔렸다. 41만6890대를 수출한 한국GM은 총 59만7165대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전년보다 38.8% 늘어난 11만1101대를 판매했다. 연간 판매목표였던 10만대를 11% 초과 달성한 수치다. 르노삼성의 성장은 신차인 중형세단 SM6가 주도했다. SM6는 지난해 5만7478대가 팔리면서 르노삼성차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담당했다.

쌍용자동차는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10만3554대, 해외 시장에서 5만2200대 등 총 15만5754대를 판매했다. 쌍용차가 연간 15만대 판매를 넘어선 것은 2002년(16만10대) 이후 14년 만이다. 판매 증가의 일등공신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다. 티볼리는 지난해 전년 대비 34.7% 늘어난 8만5821대가 팔렸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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