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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교묘한 사드 보복…중국은 신뢰를 의심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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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세 장벽으로 한국 기업을 압박하는 중국의 움직임이 노골화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우리 항공사들이 신청한 양국 간 전세기 운항을 지난 세밑에 무더기로 불허했다. 동시에 중국 항공사들도 한국으로의 전세기 운항 철회 의사를 우리 정부에 밝혔다. 중국 춘제 연휴를 앞둔 관광 대목 시즌에 타격이 예상된다. 전세기 불허사유로 중국 측은 ‘국내 사정’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사드 배치와 관련한 보복차원의 비관세 장벽 쌓기라는 정황이 뚜렷하다. 한류 스타의 방송·공연을 금지하는 한한령(限韓令), 중국 내 롯데사업장 세무조사 등 일련의 흐름이 궤를 같이하고 있다. 전세기 불허조치가 LG화학과 삼성SDI 배터리 규제와 시기적으로 겹치는 점도 의구심을 키운다. 498개 국내외 전기차 모델 중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 5개만 콕 찍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했다. 보조금 대상이 된 전기차 모델 중 50여개가 모범인증을 받지 않은 배터리를 장착한다는 점에서 중국의 저의가 읽힌다.

정부는 그동안 ‘전면 보복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비관세장벽 동원 가능성은 우려된다’고 말해왔다. ‘단계별 비상계획이 있다’면서도 갈등을 증폭시키지 않는 조심스런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이제 상황은 변하고 있다. 비관세 장벽을 동원한 교묘한 경제보복이라는 정당한 의심의 해소를 중국에 요구해야 할 단계다. 중국이 우리 외교라인의 거듭된 공식 해명요구를 무시해 왔다는 점에서 압박전술도 검토할 시점이다. 그 첫걸음은 중국이 신뢰 없는 국가가 됐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공유하는 일이다. ‘시장경제국 지위’를 말하면서 물밑에선 자유무역을 훼손하는 중국의 이중성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쉬쉬할 때는 지나갔다. 없어 못 판다던 한국화장품이 중국 매장에서 빠지고, 계약파기·통관지연에 시달리는 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한류 스타의 공연도 올스톱이다. 이 와중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은 내일 또 중국으로 달려가 사드 재검토 의사를 전한다고 한다. 유리한 정치인만 골라 만나는 중국의 외교적 무례와, 의원들의 친중사대적 행동 모두 심히 부적절하다. 중국에 대한 경계심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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