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년(丁酉年) 닭띠해를 맞은 제약업계의 시무식 메시지로 본 올해의 화두는 ‘혁신을 통한 세계 시장 공략’이다. 지난해 한미약품 유한양행 등이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 기술 수출한 것이 일부 좌절되는 경험을 했지만 글로벌 시장 진출은 국내 제약기업이 성장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판단에서다.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연구개발(R&D)과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국내 제약사 경영진은 입을 모았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기업 경영진은 시무식을 갖고 임직원에게 올 한 해 경영 목표와 비전을 공유했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이날 인천 송도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라는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고 사장은 “올해는 오리지널 제약사 및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회사들과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명예회장은 “2017년은 모두가 변화하고 리더로 성장하는 한 해가 돼야 할 것”이라며 “변화하지 않으면 동아의 장래는 어두워진다는 점을 인식해 동아쏘시오그룹을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강 명예회장은 그룹 회장직을 4남인 강정석 신임 회장에게 승계했다. 강 신임 회장은 지난해 11월 1960년대 젊은 인사로 사장단을 꾸리면서 본격적으로 그룹 경영을 챙기기 시작했다.
허은철 녹십자 사장은 경기 용인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구성원 각각이 리더가 돼야 녹십자가 리더가 될 수 있다”며 “자신의 몫을 기꺼이 감당하고 수고와 희생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녹십자는 지난해 세계에서 두번째로 4개 바이러스를 한 번에 예방할 수 있는 ‘4가(價) 독감백신’에 대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사전적격심사(PQ) 승인을 획득하는 등 해외 백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시무식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올해 첫 번째 경영 방침으로 발표했다. R&D 혁신과 고객가치 향상, 학습과 소통을 통한 직원 성장 등을 주요 추진 목표로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지속적인 R&D 투자와 혁신을 통해 글로벌화를 가속하겠다”면서 “올해 매출 1조원 달성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일동제약은 ‘고객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혁신과 도약’을, JW중외제약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속적 성과 창출’을 각각 다짐했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은 보령제약은 지난 성과를 바탕으로 100년 기업으로 성장하자는 의지를 보였다. 김승호 보령제약그룹 회장은 “신성장 동력 발굴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통해 100년 보령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진제약은 ‘변화와 도전’을 내세우며 R&D와 해외 진출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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