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민수 기자 ] 제약·바이오주가 올해 마지막 거래일인 29일에도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전날 동아에스티가 시장이 기다리던 대규모 기술수출 계약을 발표했지만, 이날 대장주인 한미약품의 악재가 이를 덮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분위기 반전의 계기로 기대되고 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사노피와 체결한 지속형 당뇨신약 후보물질군인 '퀀텀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수출 계약을 일부 변경하는 수정 계약을 체결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노피는 세 가지 신약 후보물질 중 지속형 인슐린 '인슐린115'의 권리를 한미에 반환하기로 했다. 또 GLP-1 계열의 당뇨신약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개발 성과기술료(마일스톤) 등을 감액하고, 개발 비용 일부를 한미가 부담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미는 사노피로부터 받았던 계약금 4억유로 중 1억9600만유로를 2018년 말까지 순차적으로 반환한다. 마일스톤은 기존 35억유로에서 최대 27억2000만유로로 변경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전 10시57분 현재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가 각각 8%와 9% 급락하고 있다. 투자심리 악화에 다른 제약바이오주도 전반적으로 약세다.
이태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번 이슈는 한미약품의 지속형 기술인 랩스커버리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점을 제기한다"며 "인슐린115의 성공적 개발 없이는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115 복합제의 개발 역시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도 "이번 계약의 핵심은 반환된 인슐린115였다"고 지적했다.
대장주의 악재로 당분간 제약바이오주의 투자심리 개선도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다음달 초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 기대를 걸고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제약바이오 분야 세계 최대 기업설명(IR) 행사다. 올해 열린 34회 행사에는 40개국에서 1500여개 업체가 참석했다. 내년 행사는 1월9일부터 12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를 기점으로 글로벌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기술이전과 합병 등 많을 계약들이 체결된다. 때문에 주가 또한 영향을 받았다. 미국 나스닥 생명공학지수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이번 행사가 개최되는 1월에 75%의 확률로 올랐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의 주가수준이 바닥권에 있기 때문에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는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러나 신약 기대감이 컸던 2015년처럼 무차별적인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신약개발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선이 냉정해진 만큼, 임상적으로 좋은 결과를 갖고 있는 업체들이 선별적으로 움직일 것이란 판단이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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