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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오피니언] 자동차 기술과 예술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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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오피니언] 자동차 기술과 예술의 경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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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o Times의 확대경


흔히 자동차를 ‘종합 과학체’라고 부른다. 물론 자동차 외에 선박이나 항공기 등도 그렇게 불린다. 그러나 선박이나 항공기는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한정돼 있다는 점에서 ‘운전의 즐거움’과는 거리가 있다. 스스로 기계를 조작하며 즐거움을 느끼는 측면에서 자동차만 한 기계가 없다는 뜻이다.

그런데 요즘은 자동차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려는 노력이 적지 않다. 여전히 자동차 자체를 예술로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도 있지만 시도는 끊이지 않는다.

일찍이 자동차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사람은 에토레 부가티(1881~1947)가 꼽힌다. 부가티는 평소 “사각형 피스톤이 아름답다면 서슴없이 원형을 버리고 사각형을 따르겠다”고 했을 만큼 자동차의 예술적 감각을 중요하게 여긴 인물이다. 부가티가 당시 생각했던 것은 기계·디자인적 예술이었지만 지금도 ‘하이테크와 예술의 만남’을 시도한 역사상 첫 인물로 오르내리곤 한다.

초창기 자동차와 예술의 만남이 주로 디자인에 기울어 있었다면 최근 등장하는 접목은 색채로 구분되는 ‘아트 카(Art Car)’가 많다.

대표적 색상 예술로서의 자동차, 아트 카의 선구자는 BMW가 꼽힌다. 1975년 프랑스 경매인이자 레이서로 활약한 에르베 폴랑이 미국의 예술가 친구인 알렉산더 칼더에게 자신의 경주차 색상을 요구한 일이 발단이다.

1999년에는 아메리칸 콘셉트 아티스트 제니 홀처가 BMW V12 르망 레이싱카로 만든 ‘트루이즘스’라는 아트 카를 선보여 예술의 개념을 한 단계 발전시켰다. 1976년 선보인 프랭크 스텔라의 아트 카(사진1)는 그래픽 전용지를 연상시키는 격자무늬를 통해 차체 곡선과 공간을 3차원적으로 묘사해냈다.

현대 미술의 거장 켄 돈의 BMW M3 그룹 A 레이싱 버전, 미국 팝아트의 거장인 로이 리히텐슈타인이 1977년에 제작한 BMW 320i 그룹5 레이싱버전도 아트 카로 이름이 높은 작품이다. 그의 작품은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 전시돼 있을 만큼 예술 작품으로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BMW는 아트 카 제작자로 유명 예술인을 선택했으며 폭스바겐은 대중 속에 숨어 있는 예술가를 찾아 아트 카 작업을 진행했다. 뉴 비틀 플라워(사진2)와 사파리는 싱가포르에서 뉴 비틀 아트 카 선발대회를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아트 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얼마 전 르노삼성이 세계적인 아티스트 장 샤를 가스텔 바작과 함께 SM6 아트 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가스텔 바작은 팝 아티스트 겸 패션디자이너로 유명하다. 자동차가 ‘동적 물체’라는 점에서 새로운 예술 영역을 구축하기에 더없이 좋은 소재라고 그는 평가했다.

하지만 예술에 대한 인간의 끊임없는 욕망을 자동차에 대량으로 담아낸 뒤 상업화를 시도하려는 노력은 어디까지나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작업이지, 순수한 예술로 볼 수 없다는 반론도 꽤 있다. 그래서 자동차에 예술을 입히는 일은 여전히 예술가 사이에서도 뜨거운 논란거리다. 예술과 기술의 만남인지, 아니면 예술로 치장된 기술일 뿐인지 말이다. 권용주 오토타임즈 편집장

권용주 < 오토타임즈 편집장 soo4195@autotimes.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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