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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사이트] 투톱 경영·CFO 영입…'클린 진용'부터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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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의 경영 노하우 탐구 (11) 원방테크 되살려낸 JKL파트너스

클린룸 매출처 IT 대기업서 바이오로 다변화

해외사업도 선택과 집중
적자 난 미국법인 폐쇄하고 중국·말레이시아서 납품 계약

인수 3년 만에 알짜로 부활
우리사주 등 확실한 성과보상…"올매출 1400억·영업익 10%"



[ 정소람 기자 ]
마켓인사이트 12월15일 오후 3시11분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상장은 어렵습니다.”

클린룸 설비 전문업체인 원방테크는 2008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신청했다가 한국거래소로부터 이 같은 통보를 받았다. 오랜 가족 중심 경영을 하며 굳어진 불투명한 의사결정 과정과 자금관리 방식이 상장의 발목을 잡았다. 설상가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매출은 300억원대로 반 토막 났다.

원방테크는 지난해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 이상을 올린 ‘알짜기업’으로 바뀌었다. 30억원이 넘는 배당도 했다. 이런 변신을 이끈 것은 2014년 경영권을 인수한 사모펀드(PEF) JKL파트너스였다.

◆경영기법 ‘수혈’

1989년 설립된 원방테크는 공장 내 클린룸을 만드는 회사다. 클린룸이란 반도체 등을 제조하는 공장에서 미세먼지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출입구에 설치하는 공조 설비다. JKL은 2014년 1월 KT캐피탈이 갖고 있던 이 회사 지분 78%를 약 700억원에 사들였다. 이어 2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신사업 진출과 외형 확대를 위한 종잣돈을 넣었다.

JKL은 원방테크 인수 후 ‘투톱 경영체제’를 구축했다.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원방테크 대표를 겸직하고 김규범 원방테크 부사장을 공동 대표로 세웠다. 정 대표는 조직 인사 및 관리를, 김 대표는 영업 및 생산부문을 총괄했다. 회사의 재무를 투명하게 관리하기 위해 삼일회계법인 출신 남기홍 회계사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로 영입했다.

◆M&A로 성장 발판 마련

진용을 갖춘 원방테크는 ‘매출처 다변화’에 나섰다. 원방테크의 클린룸은 대부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대기업 계열 정보기술(IT) 부품 공장에 들어가고 있었다. 김용석 JKL파트너스 상무는 “인수합병(M&A)을 통해 다른 업종으로 영업 기반을 넓히기로 했다”며 “대상 업종은 제약 식품 바이오 화장품 등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JKL은 대전에 있는 바이오 클린룸 제조업체 옵트를 주목했다. 원방테크는 유상증자 대금으로 2014년 4월 옵트 지분 80%를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했다. 바이오 제약공장 납품 실적이 있는 옵트와 공동 영업에 나선 덕택에 한미약품 평택 제약공장에 클린룸을 납품하는 데 성공했다.

다음 목표는 ‘해외 사업 확대’였다. 원방테크는 2007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미국 베트남 중국 등에 현지법인 또는 사무소를 설립했지만 실적은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적자가 난 미국 법인을 폐쇄했다. 대신 신규 수주 가능성이 높은 말레이시아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직원 3명을 파견했다. 중국에도 영업조직을 확대해 현지 업체와 처음으로 납품 계약을 맺는 성과를 올렸다.

◆임직원 책임·인센티브 강화

임직원들의 책임과 인센티브도 강화했다. JKL은 원방테크 인수 직후 지분 4%가량을 우리사주 형태로 임직원에게 배분했다. 성과급 체계도 PS(초과이익분배금)와 PI(생산성장려금)로 나누고 실적 목표를 명확히 했다. 남 부사장은 “이익 100억원을 달성하면 몇 %를 PS로 나눠준다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계량화했다”며 “목표가 생긴 직원들은 더 열심히 일해 상응하는 성과급을 받아갔다”고 말했다.

회사 실적은 눈에 띄게 향상됐다. 인수 전년인 2013년 각각 953억원, 67억원이던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4년 각각 1286억원, 116억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1300억원대 매출에 영업이익은 140억원을 넘길 것으로 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도 2013년 67억원에서 올해 150억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원방테크가 수백억원의 여유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도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게 JKL 방침이다. 정 대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리고 추가 M&A에도 나서 회사의 장기 경쟁력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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