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태형 기자 ] ‘2016 올해의 경제경영서 10’에 아깝게 들지 못한 책 중에는 트렌드·미래 예측서들이 많았다. 불안한 미래에 해답을 제시하거나 현재의 트렌드에서 미래의 변화를 읽어주는 책들이다. 독자들의 높은 지지를 받았거나 전문가들로부터 “베스트 10에 못지않은 수작”이란 평가를 받은 책들을 소개한다.
올해 가장 많은 인기를 누린 경제경영서는 《명견만리》(인플루엔셜)다. 인터파크에서 올초부터 지난 20일까지 팔린 수량을 기준으로 집계한 ‘베스트셀러 경제경영 부문’에서 《오리지널스》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강연과 다큐멘터리를 결합한 렉처멘터리 형식의 KBS 시사교양프로그램 ‘명견만리’에서 인구, 경제, 북한, 의료를 키워드로 방송한 내용을 엮었다. 명견만리(明見萬里)는 ‘밝은 지혜로 만리를 내다보라’는 의미다.
책은 ‘무엇이 은퇴 이후의 인생을 가로막을까’ ‘인구가 줄어드는 게 과연 문제일까’ ‘청년 투자는 어떻게 모든 세대에게 이익이 되는가’ ‘로봇이 대체하지 못할 직업을 가져야 하는가’ 등의 질문들을 던지고 깊이 있는 현장 취재 내용과 전문가들의 뛰어난 식견을 함께 담아 답한다.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을 이해하기 쉽게 엮었다. 이 책의 후속 편으로 윤리, 기술, 중국, 교육 등의 이슈를 담은 《명견만리-미래의 기회 편》도 독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래학자 최윤식의 세 번째 미래 예측서 《2030 대담한 도전》(지식노마드)도 올해 꾸준한 인기를 모았다. 전작들인 《2030 대담한 미래》와 《2030 대담한 미래 2》가 한국이 직면할 미래의 위기 및 위협과 미래 변화 속에서 새로운 기회와 미래 기술을 예측했다면, 이 책은 앞으로 20년간 닥칠 위기에서 잡을 수 있는 세 번의 큰 기회에 집중한다. 앞으로 5년 동안 닥칠 아시아 대위기, 2020년부터 10년간 벌어질 사상 최고의 부를 둘러싼 미래 산업 전쟁,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위협에 도전과 응전을 하면서 생길 기회다. 각각의 기회에 대한 대응 전략도 제시한다. 막연한 낙관론이나 대책 없는 비관론에서 벗어나 큰 틀에서 개인과 사회, 인류의 미래를 진지하게 성찰하게 한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WEF) 회장이 서문을 쓴 《4차 산업혁명의 충격》(흐름출판)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통찰을 담았다. 27명의 전문가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이슈에 대해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글들을 모았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이사회 의장,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아웃 라이어》를 쓴 말콤 글래드웰, 《제2의 기계 시대》를 함께 쓴 MIT 슬론경영대학원의 에릭 브리뇰프슨과 앤드루 맥아피 등이 첨단기술 현황과 당면 과제, 기회와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
4차 산업혁명은 더 나은 삶을 위한 기회이자 동시에 인류의 미래에 대한 위협이다. 저자들은 “1차 산업혁명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진보가 수백만 개의 일자리를 파괴하고 또한 창조했다”며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기술 발전이 아니라 이를 모두의 이익으로 만들 수 있는 경제·사회·문화적 제도의 뒷받침”이라고 강조한다.
《인간은 필요 없다》(한스미디어)는 구글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국’을 앞두고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올초 출간돼 눈길을 끌었다. ‘알파고 충격’ 이후 새롭게 조명받았다. 저자인 인공지능학자 제리 카플란은 ‘다양한 분야에서 조만간 인간이 필요 없어진다’는 불편한 예측을 직시했다.
기술 발전은 다양한 직업을 없앤다. 저자는 무인차로 인해 운전기사가 사라지고, 물류창고 근로자가 로봇으로 대체되는 것은 시작일 뿐이며 대표적 지식노동자인 변호사 직업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AI 기술로 촉발하는 기술혁명은 인간의 삶과 생계 수단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면서 노동자에게는 큰 재앙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는 “AI 기술로 노동시장의 불안과 소득 불평등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경제·사회 분야에 혁신적인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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