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로그 원: 스타워즈…'
첫 번외 시리즈 28일 국내 개봉
세계 각국선 흥행…한국선 '글쎄'
[ 유재혁 기자 ]
오는 28일 국내 개봉하는 할리우드 공상과학(SF)영화 ‘로그 원: 스타워즈 스토리’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흥행 질주하고 있다. 지난 16일 개봉한 이후 23일까지 세계 관람료 수입이 4억4200만달러에 달했다.
이 영화는 1977년 ‘에피소드4’부터 일곱 편이 나온 SF 고전 ‘스타워즈’ 시리즈의 첫 번외(스핀오프) 편이다. 시리즈의 최초 세 개 작품(에피소드 4~6편)이 루크 스카이워커의 영웅담을 집중 그려낸 데 비해 이후 세 개 작품(에피소드 1~3편)은 루크의 아버지 아나킨 스카이워커가 악인 다스베이더로 변해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지난해 개봉한 7편은 시기적으로 ‘에피소드6’와 이어지는 이야기다.
‘로그 원’은 루크와 반란군이 제국군의 최종 병기 데스스타를 파괴하기 위해 출격한 ‘에피소드4’ 직전에 발생한 이야기라 할 수 있다. 반란군이 데스스타 파괴에 필요한 설계도를 훔치는 게 ‘로그 원’의 핵심 내용이다. 반군 소속인 진 어소(펠리시티 존스)는 데스스타 개발에 강제로 참여했던 아버지 케일런 어소(매즈 미켈슨)로부터 치명적인 약점에 관한 메시지를 전달받고 무술 고수 치루트(견자단) 등과 함께 작전에 나선다.
‘스타워즈’ 시리즈 일곱 편이 40년간 세계에서 64억8000만달러(약 7조원)의 흥행 수익을 거둔 비결은 무엇일까. 이 시리즈를 창시한 조지 루카스 감독이 광활한 우주에서 제국군과 반란군이 펼치는 모험과 전쟁을 세련된 비주얼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루카스는 동서양의 문화를 절묘하게 혼합해 현대의 신화를 그려냈다. 루카스는 노자의 ‘기(氣)’ 사상에서 영감을 받아 ‘포스’라는 개념을 만들어 추동력으로 삼았다. 기는 영어로 ‘force’로 번역된다. 극중 주요 인물은 내면의 소용돌이를 극복하고 자신을 넘어서는 힘으로서 포스를 추구한다.
여기에 고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영웅들의 탄생 드라마를 기둥줄거리로 도입했다. 고아로 어렵게 자란 영웅에게 어느날 선지자가 찾아와 계시를 내린 뒤 어린 영웅은 ‘홀로’ 혹은 조력자들과 함께 모험에 뛰어들어 악의 군주를 쓰러뜨리며 진정한 영웅이 된다는 스토리다. 에피소드 4, 7편에 이어 ‘로그 원’도 비슷한 얼개로 짰다.
이 시리즈는 특히 미국인에게 건국신화로 읽혀지고 있다. 대영제국에 맞서 각국에서 온 이민자들이 독립투쟁을 펼친 자국 역사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온갖 외계 종족에다 흑인과 백인, 황인종까지 다양한 종족으로 구성된 반란군의 모험은 ‘멜팅포트(다인종 사회)’라고 불리는 미국 사회와 역사를 상징적으로 형상화했다는 것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는 대부분 자국과 해외 관객이 1 대 2 정도다. 이 영화는 미국과 해외 비율이 1 대 1이다.
한국에서는 7편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가 역대 가장 많은 327만명을 모았을 뿐, 나머지는 300만명을 밑돌았다. 참신한 이야기를 선호하는 한국 관객에게 이 작품의 스토리는 진부해서다. ‘로그 원’도 화려한 비주얼에 비해 이야기는 진부하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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