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으로 3억 만들기
(5)·끝 대망의 프로젝트 결산
1, 2호 물건에 비해 3호 물건은 투입자금 대비 순자산 증가 폭이 크지 않아 마음이 조급해졌다. 신중히 다음 물건을 검색하다가 인천 구도심에 있는 아담한 빌라를 발견했다. 감정가가 1억2500만원에 한 차례 유찰을 거쳐 입찰 최저가가 8750만원까지 낮아진 전용면적 60㎡ 이하의 소형 빌라였다.
건축물대장과 달리 실제로 빌라의 동호수가 옆집과 뒤바뀌어 있는 것이 문제였지만 해결책을 고려한 뒤 입찰에 나섰다. 그리고 1억원을 살짝 넘겨 입찰액을 쓴 것이 주효해 5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무난히 낙찰받았다. 3호 물건에 적지 않은 자금이 묶인 것이 못내 아쉬웠던 만큼, 이번에는 투자금 회수를 최우선 목표로 정했다.
전세를 놓는 것보다는 대출을 최대한 많이 받아 월세를 놓고 투자금은 월세 보증금으로 회수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 낙찰가에 기타 비용을 포함한 취득가가 1억500만원 정도였는데, 낙찰가의 80%인 8500만원은 대출받고 보증금 2500만원, 월 45만원에 월세를 놨다. 투자금 1억500만원에서 대출금과 보증금으로 1억1000만원이 회수됐다. 약 500만원 투자금이 늘어났다. 대출이자는 월 23만원인데 월세수입(45만원)으로 지불하고도 월 약 22만원의 추가적인 현금흐름도 발생했다.
그동안 성과를 결산해 보면, 순자산은 약 1억2000만원으로 늘었고 매달 들어오는 순 월세 수입도 74만원이 된다. 무엇보다 수중에는 여전히 3140만원의 종잣돈이 남아 있다. ‘3000만원으로 2년 만에 3억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딱 1년 만이다.
종잣돈은 한 푼도 묶이지 않았고 오히려 투자 가능 금액이 늘어난 상태에서 자산증대와 현금흐름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것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은 1년이었다. 앞으로 6개월 정도 이런 방식의 투자를 반복하고, 마지막 6개월에는 차익이 큰 특수물건 하나를 낙찰받아 그 해결에 ‘올인’한다면 3억원 달성이 충분히 가능해 보였다.
그러나 문제는 다른 곳에서 발생했다. 3억원 만들기 프로젝트 주인공의 신상에 감당하기 어려운 시련이 닥쳤다. 더 이상 프로젝트 수행은 무리라고 판단해 합의 하에 중단됐다. 결국 프로젝트는 결말을 보지도 못한 채 아쉽게 막을 내리게 됐다.
하지만 실패로만 보지는 않았다. 월급만으로 행복한 삶을 꿈꾸기엔 버거웠던 중산층 및 서민들도 마음먹고 노력하면 충분히 부자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3000만원은 어떻게든 마련할 수도 있는 돈이다. 꾸준한 검색과 조사로 전세금 이하 가격에 낙찰받을 수 있는 물건을 찾아내고, 낙찰받은 뒤 최고한도까지 대출을 받아 월세로 임차한다. 월세보증금으로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투자금이 묶이지 않고 여러 물건을 낙찰받을 수 있다.
전세가격이 높고 금리가 낮은 시장에서는 이런 방법이 효율적이다. 올해 초 부동산시장처럼 매매가 활성화된 상태라면 낙찰받은 즉시 매각해 종잣돈(자산)을 늘리는 방법도 있다.
물건을 매입하는 방식도 반드시 경매에 국한할 필요는 없다. 전세가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 투입자금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갭(gap)투자에 나설 수도 있다. 세금을 내지 못해 진행되는 공매나 혹은 사적인 공매절차인 신탁사 공매 등을 통해서도 부동산 매입이 가능하다. 다만 사전에 금리 인상 등 다양한 리스크를 통제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고 투자에 임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명심해야 한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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