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표준 '별' 등급제 시행…과거 '특2급' 호텔들 희비
4성 롯데시티호텔과 비슷한 신라스테이 구로 '3성' 선정
'특2급=4성급' 인식에 혼란
[ 강진규 기자 ] 올해부터 호텔 등급제가 ‘무궁화 등급제’에서 ‘별 등급제’로 바뀌면서 비즈니스호텔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4성급’을 표방한 특2급 호텔들이 새 등급제에선 호텔별로 다른 등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시티호텔 명동과 울산, 코트야드메리어트 서울 남대문은 4성급을 따냈지만 신라스테이 구로는 3성급을 받았다.
◆관광객 혼란에 국제 기준 도입
지난해까지만 해도 한국 호텔은 무궁화로 등급을 표시했다. 특1급은 금색 간판에 무궁화 다섯 개를, 특2급은 녹색 간판에 무궁화 다섯 개를 넣는 식이었다.
무궁화 제도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별이나 다이아몬드 등급제와 기준이 다르고, 특1급과 특2급이 모두 무궁화 다섯 개를 달기 때문에 관광객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많았다. 선정 기관인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한국호텔업협회가 회원사 확보를 위해 무궁화를 남발해 등급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부터 호텔 등급제도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두 협회가 담당하던 등급 결정 업무는 한국관광공사에 맡겼다. 한국관광공사는 식음 매장 수 등 정량평가 기준을 강화했다.
미리 일정을 알려주고 현장을방문하던 평가 방식을 불시에 암행평가하는 것으로 바꿨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전문위원도 채용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1급 호텔 중 암행평가 때 문제가 생겨 4성급을 받고 재심을 청구한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2급 호텔, 엇갈린 명암
호텔업계에선 특1급 호텔은 5성급, 특2급은 4성급을 대부분 따낼 것으로 봤다. 신라호텔이 운영하는 신라스테이도 무난히 4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신라스테이 구로는 지난달 1일 3성급 호텔로 선정됐다. 특2급 비즈니스호텔 중 3성급을 받은 것은 신라스테이 구로가 처음이다.
신라스테이 구로는 객실 수 310개로 신라스테이 역삼(306개)과 비슷하지만 식음 매장이 하나뿐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신라스테이 관계자는 “구로는 부대시설 등을 고려해 애초 3성급으로 신청했다”며 “식음 매장이 두 개인 천안은 4성급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호텔업계에선 신라스테이가 3성급을 받은 게 의외라는 반응이다. A호텔 관계자는 “롯데시티호텔 제주가 5성급을 받는 등 같은 브랜드 호텔 중 한두 개가 윗등급을 받는 사례는 있어도 일반적으로 표방하던 것보다 낮은 등급을 받는 일은 흔치 않다”며 “신라스테이를 4성급으로 알던 소비자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제도로 등급 평가를 받은 국내 호텔은 총 176개다. 이 중 5성급은 신라호텔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그랜드하얏트 서울, 포시즌스호텔 등 22개, 4성급은 롯데시티호텔 명동 등 11개다. 등급은 3년간 유지된다.
지난해 말 무궁화로 등급을 받은 호텔들은 2018년 등급 심사를 다시 받을 때 모두 별 등급제로 전환해야 한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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