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정동 기자 ] 최근 라면시장에서는 농심의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이 인기다. 특히 주로 혼자 밥을 먹는 ‘혼밥족’이 늘면서 이들이 부대찌개면의 핵심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부대찌개는 대부분 식당에서 최소 2인분 이상부터 주문받기 때문에 집에서도 간편하게 혼자 끓여 먹을 수 있는 부대찌개면이 인기라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혼밥족은 또 개인의 취향에 맞게 기본 조리법(레시피)에 각종 재료를 넣어 식당 부대찌개 못지 않은 자신만의 요리를 완성한다.
자신만의 레시피로 부대찌개를
농심은 라면과 부대찌개의 조화에 주목했다. 잘 알고 있는 맛과 익숙한 식습관에 간편함을 더한다면 소비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했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한국인의 입맛을 공략하면서 출시 첫달부터 라면 순위 톱10에 들어가는 성적을 거뒀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은 농심이 2011년 국내 판매를 중단한 ‘보글보글찌개면’을 기초로 맛과 재료, 식감을 개선해 재출시한 제품이다. 농심은 계속된 소비자의 재출시 요청에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을 다시 내놓았다. 농심 관계자는 “판매가 중단된 지 5년이나 지난 올해도 수십 건의 연락이 왔고, 일부 소비자는 일본에 수출된 것을 사올 만큼 마니아층이 두텁다”고 설명했다.
최근 짜왕 등 프리미엄 라면이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라면의 맛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심리가 높아진 것도 한몫했다. 농심 관계자는 “보글보글부대찌개면에 각종 재료를 더해 끓이면, 더 훌륭한 부대찌개 맛이 난다”고 설명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보글보글부대찌개면에 각종 햄과 고기, 채소 등 본인이 선호하는 재료를 더해 집에서 자신만의 부대찌개를 만들었다는 후기가 올라오고 있다.
풍성한 건더기가 인기 요인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의 가장 큰 특징은 풍성한 건더기 별첨스프다. 소시지와 햄, 김치 등이 들어가 맛과 외관까지 실제 부대찌개와 같은 푸짐함을 느낄 수 있다. 크게 썬 소시지는 엄선된 국내산 돼지고기로 정통 방식 프랑크소시지와 동일한 제조방식으로 만들었다. 일반적으로 소시지는 지방 함량이 높아 상온 유통이 어렵지만 농심은 지방이 최소한으로 들어간 돼지고기를 동결 건조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부대찌개의 맛을 좌우하는 김치도 저온제습 건조방식을 적용해 맛을 최적화했다. 건조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맛과 영양성분 파괴가 일어나는데 이를 최소화한 공법이다. 국물 맛도 놓칠 수 없는 요소다. 농심은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부대찌개전문점이 사골육수를 사용하는 것을 벤치마킹했다. 사골을 솥에서 8시간 끓여 농축하고 고온에서 단시간 건조하는 기술을 적용해 사골의 진한 맛을 그대로 담았다. 또 치즈를 녹여 부대찌개 국물 특유의 깊고 진한 맛을 살렸다.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을 출시한 농심은 끊임 없이 새로운 제품을 내놓으며 라면시장의 유행을 선도했다. 지난해 4월 농심은 굵은 면발을 필두로 중국요리점 간짜장의 맛을 구현한 ‘짜왕’을 선보여 라면시장에서 굵은 면발, 중화요리풍 라면 열풍을 일으켰다.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맛짬뽕’을 출시해 짬뽕라면 열풍을 선도했다.
지난해가 중화풍 라면 전성시대였다면 올해 농심은 한국인 입맛에 맞는 한식요리를 모티브로 한 제품으로 새로운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부대찌개를 구현한 보글보글부대찌개면을 선보이며 라면시장에 한식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새로운 라면을 찾는 소비자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요리와 라면의 접목을 연구하고 있다”며 “국민이 좋아하는 요리를 라면으로 선보이며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