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아름 기자 ]
국내 증시가 한 달 보름여 만에 2020선 회복에 성공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담, 이탈리아 국민투표,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등 대형 이슈들이 연이어 나타났지만 이를 큰 충격 없이 소화해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을 제한하던 주요 이슈가 대부분 마무리된 만큼 마지막 관문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로는 안도 랠리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13일 오전 10시49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62포인트(0.13%) 오른 2029.86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 39.18포인트 급등하면서 2031.07로 마감한 후 나흘째 2020선을 웃돌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202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10월 27일(종가 기준)이후 처음이다.
상승 기조의 시작은 OPEC이 열었다. 지난달 30일 열린 OPEC 정례회의에서 8년 만의 감산에 합의한 것. 지난 주말에는 러시아 등 OPEC 비회원국들도 감산에 합의하며 유가 안정을 불러왔다.
국내에서는 한 달여를 이어왔던 탄핵 정국이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로 일단 숨을 돌렸다.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오기까지는 최소 두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여 탄핵 이슈가 연말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외 글로벌 증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던 이탈리아 국민투표, ECB 통화정책회의도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가 나타나면서 큰 충격 없이 마무리됐다. 12월 FOMC가 남아 있지만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100%에 육박하는 만큼 FOMC 이슈는 시장에 선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연말 랠리를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안도감이 더 커지고 국내 증시의 수급 모멘텀 강화도 뚜렷해질 것"이라며 "연말 배당을 노린 기관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스탠스를 감안하면 Fed의 정책이 급격하게 매파적인 성향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다"며 "FOMC 이후 안도랠리를 연출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이후 급락세를 보였던 신흥국 증시의 매크로 환경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OPEC 감산 합의 이후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신흥국 리스크 지표(EMBI 스프레드)도 12월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FOMC가 예상대로 마무리될 경우 달러가 속도조절 국면에 진입하며 신흥국 증시의 회복을 불러올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달러 강세 압력 완화,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리스크 지표 레벨 등을 고려하면 신흥국 증시의 (선진국 대비) 상대강도 약화의 회복이 예상된다"며 "이 과정에서 외국인 순매수 유입을 통한 코스피시장의 연말 랠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IT 하드웨어와 시크리컬 업종(철강, 화학, 정유, 조선)에 관심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2002년 이후 엇박자를 보여왔던 IT 하드웨어와 시크리컬 업종이 동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실적 성장세로 접어든 이들 업종의 리더십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