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으로 치닫는 새누리
비박 "친박 핵심 8명 탈당하라"
친박 "김무성·유승민 출당 조치"
이정현 "21일 나만 물러나겠다"
[ 김채연 기자 ]
새누리당의 친박(친박근혜), 비박(비박근혜)계가 12일 정면충돌했다.
탄핵을 주도한 비박계는 이날 서청원, 최경환, 홍문종, 윤상현, 이정현, 조원진, 김진태, 이장우 의원을 ‘친박 8적’으로 꼽고 이들의 탈당을 요구했다. 비상시국위원회 대변인 격인 황영철 의원은 회의 직후 브리핑에서 “국정을 농단하고 민심을 배반하고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를 방기한 최순실의 남자들은 당을 떠나라”고 압박했다. 친박계가 구당 모임 성격의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을 출범키로 한 데 대해선 “보수의 재건을 반대하는 수구세력들이 모여 정치 생명을 연장하는 방편으로 당을 사당화하려는 술책”이라고 비난했다. 이들은 당 재건에 앞서 친박계 인적 청산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맞서 친박계는 비박 핵심인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출당 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장우 최고위원은 “배반과 배신의 아이콘인 김 전 대표, 유 의원의 행태는 적반하장”이라며 “대통령 탄핵을 사리사욕을 위해 악용하는 막장정치의 장본인”이라고 비난했다.
친박계는 두 사람을 출당시키기 위한 절차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정현 대표는 비박계가 친박 8적 명단을 발표한 데 대해 “가소로운 짓”이라고 힐난했다. 야권이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에 대해서도 “쓰레기통에나 들어갈 얘기”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예고한 대로 오는 21일 사퇴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이날 방귀희 최고위원이 사퇴함에 따라 후임에 친박계 박완수 의원(경남 창원 의창)을 임명했다. 나머지 최고위원들은 직을 유지하기로 했다.
양측의 갈등은 이 대표 사퇴 이후 비상대책위 구성 문제를 놓고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친박계는 비박계의 2선 후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친박계는 결전에 대비해 대대적인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친박계는 13일 ‘혁신과 통합 보수 연합’ 모임을 공식 출범시키기로 했다. 소속 의원은 전날 여의도 회동에 참석한 42명과 동의서를 제출한 의원 10명까지 합하면 52명이다.
비상시국위 소속 의원은 35~40명이다. 중립 성향 의원 40여명이 어느 진영에 가담할지에 따라 승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패배하는 쪽이 탈당할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양 계파 모두 서로를 향해 삿대질만 하다가 눌러앉는 ‘한지붕 두 가족’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양측 사이를 조율하던 정진석 원내대표가 이날 사퇴함에 따라 새 원내대표 선거는 오는 16일 치르기로 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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