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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안 가결] 숨죽인 금융시장…"탄핵 충격파 어디로 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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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지나

코스피, 나흘 만에 하락…환율도 7원 이상 급등
전문가 "원·달러 환율, 내년 1200원 넘을 수도"
"탄핵 이슈 이미 반영"…일부에선 '낙관론'도



[ 김유미 / 심성미 / 뉴욕=이심기 기자 ]
시장은 숨을 죽였다. 대내외 악재로 가뜩이나 살얼음판인 금융·외환시장은 탄핵 충격파를 불안 속에 주시했다. 경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운데 국정 공백이 길어지면 한국 경제와 기업이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확산될 것이란 우려도 높아졌다.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정책동력이 약해진 틈을 타 금융시장 불안이 도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내놨다.

◆움츠린 금융시장

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6.38포인트(0.31%) 내린 2024.69에 장을 마쳤다. 나흘 만의 하락세였다. 국회의 탄핵안 표결 결과가 나오기 전이었지만 시장은 일찌감치 경계심을 드러냈다.

외환시장도 표결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7원40전 오른(원화가치 하락) 달러당 1165원90전으로 마감했다. 국회의 탄핵 표결을 앞두고 한때 1168원90전까지 뛰는 등 불안감을 보였다.

탄핵 가결이 불확실성을 걷어낼 것이란 낙관적인 분석도 나왔지만 시장엔 여전히 불안감이 우세했다.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을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정국의 혼란이 거세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치 공백 언제 수습되나”

미국 월가의 한 연기금 관계자는 “대통령의 탄핵은 투자자 관점에서는 ‘급(級)’이 다른 이벤트”라며 “한국에서 정치적 리더십 공백이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지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이날 “정치 리더십과 관련한 불확실성으로 한국에 대한 투자결정이 보류된다면 내년 성장률은 2.5%에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경제정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시장에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2004년 3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안 가결 때 발휘됐던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의 강력한 리더십을 유 부총리로부터 기대하긴 어렵지 않겠느냐는 평가다. 당시 정부는 IB들을 일일이 접촉하며 시장 불안 진화에 나섰다. 패닉에 휩싸였던 주식시장은 탄핵이 결정된 3월12일부터 31일까지 오히려 외국인 순매수(8500억원)를 기록했다.

뉴욕에 나와 있는 금융당국자는 “신흥시장 담당자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한국이 정치적 혼란을 조기에 수습하거나 사태 해결을 위한 일정을 분명히 제시하지 못하면 투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정치적 혼란이 실물경제에 영향을 줄 경우 외국인의 자금유출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순실 사태가 불거진 지난달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순투자액은 1조8000억원가량 감소했다.

국가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가산금리)은 트럼프 리스크가 겹치며 지난달 14일 54bp(1bp=0.01%포인트)까지 급등했다. 지난 7일 43bp로 안정을 찾았지만 정치적 리스크에 민감한 CDS지표 특성상 급등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환율 1300원 갈 수도

해외 IB들은 정치 불안을 이유로 원화 매도 의견을 앞다퉈 제시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내년 분기별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1분기 달러당 1220원, 2분기 1250원, 3분기 1275원, 4분기 1300원으로 제시했다.

국내 전문가들도 내년 1분기 중 1200원 선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자의 재정확대 정책이 본격화하는 내년 1분기 엔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245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이 가결된 만큼 시장 불안이 일찍 수습될 것이란 낙관론도 없진 않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는 탄핵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며 “증시가 안정을 찾거나 더 좋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유미/심성미 기자/뉴욕=이심기 특파원 warmfron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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