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정민 기자 ]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의 패션 사랑이 이번에도 통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품에 안은 한섬을 통해 SK네트웍스의 패션사업을 3261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이에 국내 패션시장에서의 입지를 4위로 끌어올리게 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 한섬을 통해 SK네트웍스와 패션사업 부문에 대한 영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8일 밝혔다.
양수도 금액은 3261억원으로, 최종 가액은 향후 실사 등을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인수 대상에는 SK네트웍스가 보유한 오브제·오즈세컨·세컨플로워·루즈앤라운지·SJYP·스티브J&요니P 등 자체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타미힐피거·DKNY·CK·클럽모나코·까날리·아메리칸이글 등 12개 브랜드가 모두 포함됐다. 총 매장 수는 800여 개에 달한다.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한섬과 SK네트웍스의 올해 패션 부문 예상 매출은 각각 7500억원, 6000억원 수준이다. 두 회사를 합칠 경우 올해 매출이 약 1조3500억원으로 이랜드·삼성물산 패션부문·LF에 이어 '빅4'가 된다는 계산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 전문 계열사인 한섬과 SK네트웍스 패션 부문 간의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 내 패션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정 회장이 그룹의 패션부문을 국내 최대 규모로 성장시키기 위해 전폭적으로 지원했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모태 사업인 패션사업을 매각하는 대신 현금을 확보, 포트폴리오 개선 작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카 라이프(Car life)' 사업과 최근 인수한 동양매직의 '렌털 비즈니스'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로 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이번 매각협상에서 구성원의 고용 안정성을 최우선에 두고 협상을 진행한 결과, 구성원 400여 명은 전원 고용 승계되며, 직원들은 5년간 고용안정이 보장된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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