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번 실패딛고 일어선 중국의 '굴기 기업인'
[ 김현석/박진우 기자 ] 대학 졸업 후 식당을 차렸다가 몇 달 만에 망했다. 기업에 잠시 취직해 빚을 갚고 업무를 익혔다. 1998년 스물다섯 살 때 다시 3.3㎡(약 1평) 남짓한 크기의 전자제품 판매점을 차렸다. 이 회사는 지금 시가총액 381억달러(미국 나스닥, 11월30일 기준) 규모의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이 됐다.
징둥닷컴의 창업자 류창둥(劉强東) 회장 얘기다. 그는 여러 번 실패를 딛고 일어선 중국의 ‘굴기 기업인’으로 꼽힌다. 그는 1974년 중국 장쑤성 쑤첸시에서 사업가의 아들로 태어났다. 인민대에서 사회학을 전공했지만 컴퓨터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식당이 망해 지게 된 빚을 급여가 많은 일본생명에서 일하며 갚았다.
2년 만에 빚을 갚고 1998년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중관춘에 자본금 1만2000위안(약 210만원)으로 전자제품 판매 회사 ‘징둥공사’를 창립했다. 대학 친구, 교수 모두가 변변한 전자 제품을 갖고 있지 않다는 걸 보고 잠재 수요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징둥공사는 오프라인 매장으로 출발했지만 2003년 온라인 유통에 뛰어들었다. 2002년 중국에 불어닥친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문이었다. 당시 중국인은 외출을 꺼렸다. 아예 오프라인 매장을 닫고 2004년 온라인 유통 사이트를 개설했다. 류 회장은 “사스가 아니었다면 전자상거래에 진출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회고했다.
류 회장은 JD닷컴이 취급하는 제품을 전자제품에서 의류, 화장품 등으로 차차 넓혔다. 그러자 또 다른 문제가 생겼다. 배송이 느리고 믿을 수 없다는 소비자의 원성이 빗발쳤다. 내친김에 그는 2007년 물류와 배달에 직접 뛰어들었다.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빠르고 정확한 택배를 시작했다. 밤 7~10시 배달 나이트타임 택배, 24-7(24시간, 7일) 배송서비스 등 중국 전자상거래의 혁명을 일으켰다.
베이징=김현석/박진우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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