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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서 빵 터졌다…지역 명물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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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정동 기자 ]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빵집(1957년 개점)인 삼송베이커리의 통옥수수빵은 ‘마약빵’으로 불린다. 한 번 맛보면 꼭 다시 찾는다고 해 붙은 별칭이다. 이 빵을 사기 위해 대구 시민들이 비 오는 날에도 줄을 선다고 알려지면서 입소문을 탔다. 한 온라인 전자상거래업체가 작년 이 통옥수수빵 1000개를 팔았는데 8분 만에 동이 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현대백화점이 이 빵집을 설득해 판교점에 문을 열었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자 현대백화점은 압구정본점 등 10곳에 추가로 입점시켰다.

지방 명물 빵집이 서울 대형 백화점에 문을 연 것은 삼송베이커리뿐만 아니다. 현대백화점은 2013년 업계에선 처음으로 전주 PNB풍년제과를 압구정본점에 입점시켰다. 서울에 있는 소비자들이 오로지 빵을 먹기 위해 지방까지 내려가는 ‘빵 투어’가 유행하던 시기와 맞아떨어졌다.

롯데백화점도 2013년 서울 소공동 본점에 ‘대한민국 1호’ 빵집으로 알려진 전북 군산의 이성당 초대전을 열었다. 이성당은 1920년 일본인이 ‘이즈모야’라는 화과점으로 운영하다 광복 이후 한국인이 이성당이라는 이름으로 80여년간 전통을 이어왔다. 가장 인기 있는 건 연간 500만개 이상 판매되는 것으로 알려진 단팥빵이다. 이성당 초대전이 히트를 하자 롯데호텔은 2013년 안동의 명물 빵집인 ‘맘모스제과’를 불러들였다.

국내에 빵이 처음 소개된 것은 1800년대 후반 유럽 선교사들이 한국에 들어오면서부터다. 1910년 일제강점기 때 부산, 인천, 군산 등 항구도시를 중심으로 제과점이라는 게 생겼다.

1940년대부터는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제과점이 생겼다. 황해도 옹진의 상미당(1945년), 서울 종로 고려당(1945년), 서울 장충동 태극당(1946년), 서울 중림동 영일당제과(1947년) 등이다. 당시 빵집 간판은 ‘××당’ 같은 일본식 이름이 대부분이었다. 제빵기술자들이 일본인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은 까닭이다. 상미당과 영일당제과는 각각 SPC그룹과 크라운제과의 전신이다. 고려당은 직영점 사업을 하고 있고, 태극당은 서울 장충동에 한 곳만 남아 있다.

1950년대는 6·25전쟁 이후 미국의 영향으로 독일빵집, 뉴욕빵집, 뉴시카고 같은 서양식 이름을 붙인 곳이 등장했다. 대전 성심당(1956년)과 전주 PNB풍년제과(1951년)가 등장한 것도 이 무렵이다.

1960년대부터는 정부가 나서서 혼식을 장려하자 개인이 운영하는 빵집이 급속도로 늘어났다. 서울 성북구의 나폴레옹제과점(1968년), 광주의 궁전제과(1973년), 안동의 맘모스제과(1974년), 리치몬드베이커리(1979년)가 1970년대 생긴 유명한 빵집이다.

1980년대부터 파리바게뜨, 크라운베이커리 같은 프랜차이즈 빵집이 등장하면서 동네마다 하나쯤 있던 개인 빵집은 사라지기 시작했다. 제과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지방 명물 빵집에 열광하는 것은 오랜 역사 속에서 축적된 기술로 만들어진 빵인 데다 그 집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희소가치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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