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콘텐츠
스크린 새 시대 여는 CJ CGV 다면 상영 시스템
270도 화각·스리캠 카메라 촬영
아찔한 액션에 몰입감 최고
내년 상반기 촬영, 하반기 개봉
CJ, 4년내 상영관 1000개 확대
[ 유재혁 기자 ]
에릭 브레빅 감독의 할리우드 신작 영화 ‘위킬데스(We Kill Death·사진 왼쪽)’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세계 첫 다면(多面) 상영 시스템 ‘스크린X’로 제작된다. 국내와 중국 영화가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가 스크린X로 제작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크린X는 앞면 스크린뿐 아니라 좌우측 벽면까지 활용해 영상 몰입도를 높여주는 첨단 시각효과 기술이다.
CJ CGV는 ‘위킬데스’의 기획 단계부터 촬영 전 과정에 스크린X를 도입하기로 계약했다고 2일 밝혔다. 이 영화는 2017년 상반기 촬영을 시작해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고층 빌딩에서 폭풍을 만난 스카이워커들이 살아남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재난영화다. 삼면(三面) 스크린을 고려해 스리캠카메라를 이용, 270도 화각으로 촬영해 초고층 빌딩 아래 도심 빌딩숲의 아찔한 모습을 그려낼 계획이다.
에릭 브레빅 감독은 ‘토탈리콜’ ‘맨인블랙’ ‘아바타’ 등의 컴퓨터그래픽(CG) 작업을 총괄하고, 2008년 판타지 영화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로 연출에 데뷔한 할리우드 시각효과 전문가다. 그는 “스크린X라는 새로운 영화 포맷을 접한 순간 반드시 도전해 봐야 할 영역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았다”며 “‘위킬데스’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에서 벌어지는 재난영화인 만큼 스크린X에서만 만날 수 있는 화면으로 깊이있는 내용과 생생한 캐릭터를 선물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CJ CGV는 내년에 중국과 한국에서도 스크린X 영화를 대거 개봉한다. 할리우드 배우 맷 데이먼이 주연하고 중국 장 이머우 감독이 연출한 ‘그레이트 월’, 성룡 주연의 ‘쿵푸요가’, 황정민·소지섭·송중기 주연의 ‘군함도’ 등이 대표적이다. ‘뽀로로 공룡섬대모험’ ‘점박이2’ ‘언더독’ 등 애니메이션 영화도 스크린X로 선보인다. 스크린X를 도입한 이성강 감독의 감성 판타지 애니메이션 ‘태양의 공주’는 2018년 선보일 예정이다.
최병환 NEXT-CGV 사업본부장은 “2020년까지 스크린X 상영관을 1000개로 확대하고 할리우드를 포함해 연간 40여편의 콘텐츠를 제작해 글로벌 라인업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올해에는 107개 국내외 스크린X 상영관에서 8편의 작품을 상영했다. 2일 기준으로 스크린X는 한국 중국 미국 태국 등 4개 국가의 107개 상영관에서 운영 중이다. 상업영화 ‘부산행’ ‘인천상륙작전’ 등에 부분적으로 적용됐고, 공연 영상 ‘빅뱅 메이드’ ‘오딧세오’ 등에도 도입됐다. 중국에서는 최대 영화 사업자인 완다와 협력해 지난해 ‘모진’, 올해 ‘좋은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중국판인 ‘쾌수창수쾌창수’ 등을 스크린X 버전으로 각각 개봉했다.
CJ CGV는 2013년 스크린X를 처음 선보인 뒤 지금까지 콘텐츠 및 상영관의 최적화를 이룬 ‘1.0 시대’를 겪었다면, 내년부터는 미국과 중국 등에 본격 진출해 글로벌 표준화에 도전하는 ‘2.0 시대’를 열겠다는 비전을 내놨다. 최 본부장은 “스크린X가 2020년 글로벌 표준으로 정착되면 세계 1억명 이상이 스크린X 영화를 관람하고 매년 3~4편의 한국 영화를 스크린X 상영관에서 상영하며 연간 1000억원 이상의 해외 매출을 창출할 것”이라며 “스크린X에서만 약 1만개의 전문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