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협회 포럼 참석 전문가들
"디젤 정책, 과학적 사실에 입각해 제정돼야"
"디젤 배출가스 문제, 기술 개발로 해결가능"
[ 안혜원 기자 ] "디젤 엔진은 고효율·저배기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망한 친환경 기술 중 하나입니다. 사장돼야 하는 기술로 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배충식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2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오토모티브 포럼'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배 교수는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 이후 디젤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지면서 선입견을 가진 소비자들이 늘어났다"면서 "소비자들에게 폭스바겐 사태와 과학적 사실을 분리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KAIDA는 '디젤 자동차의 미래'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는 정재희 KAIDA 회장(포드코리아 사장)과 프랑스 자동차업체 PSA 그룹의 패트리스 마레즈 부사장,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제조사 다임러의 클라우스 란트 부사장, 전광민 연세대 교수, 와다 마사노부 전 일본자동차수입조합 상무 등 국내외 업계 및 학계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전문가들은 폭스바겐 디젤게이트 이후 생겨난 디젤 엔진에 대한 과도한 선입견을 경계했다.
전광민 교수는 "시장과 정책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정보에 기반해 운영돼야 하는데 지난 1년간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디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디젤의 단점으로는 미세한 입자상물질(PM)과 질소산화물(NOx)이 배출된다는 점이 지적됐었다"면서 "이중 PM은 필터 기술로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차단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폭스바겐 사태는 NOx가 목표치보다 4~5배 가량 높게 배출되는 점을 개선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하지만 사람들이 폭스바겐 디젤 엔진이 PM과 NOx를 모두 배출하는 것으로 오해하면서 디젤이 오염물질을 대거 내뿜는 엔진이라는 누명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젤 엔진의 배출가스 문제는 기술로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배충식 교수는 "현재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디젤 엔진에서 생성되는 NOx와 PM을 동시에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저감시키는 신연소기술이 연구되고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디젤이 가솔린에 비해 강점을 가진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 교수는 "디젤이 현존 연료 중 제동열효율(BTE·Break Thermal Efficiency)이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제동열효율은 연료가 가진 고유의 에너지가 활용 가능한 유효 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을 뜻한다. 디젤의 BTE는 평균 43%로 가솔린(38%)보다 5%포인트 정도 높다.
패트리스 마레즈 부사장은 연비가 좋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디젤 엔진은 연비 경쟁력이 높다"며 "가솔린 엔진에 비해 연료 소비가 적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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