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 수능영어 절대평가 등 영향
[ 김봉구 기자 ] 올해 외국어고 입시 경쟁률이 뚝 떨어졌다. 고교입시를 치르는 중학교 3학년 수가 크게 줄어든 데다 대입에서의 외고 경쟁력도 예전만 못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일 외고들과 입시업체에 따르면 전날 원서 접수를 마감한 서울권 외고의 평균 경쟁률(일반전형 기준)은 1.66대 1을 기록했다. 작년 경쟁률 2.11대 1에서 큰 폭으로 하락한 수치다. 사회통합전형 경쟁률도 같은 기간 0.93대 1에서 0.65대 1로 내려갔다.
△대원외고 1.78대 1→1.67대 1 △대일외고 2.35대 1→1.64대 1 △명덕외고 2.55대 1→1.86대 1 △서울외고 1.66대 1→1.63대 1 △이화외고 2.19대 1→1.35대 1 △한영외고 2.17대 1→1.71대 1 등 개별 학교 경쟁률도 모두 지난해보다 낮아졌다.
외고에 지원할 학생 수가 감소한 게 1차적 원인이다. 서울 소재 중3 학생 수는 전년(9만9858명) 대비 1만3938명 줄어든 8만5920명에 그쳤다. 작년에 비해 14%나 적다. 취업난으로 인한 문과 지원자 감소 경향도 영향을 끼쳤다.
내년 대학수학능력시험부터 영어 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점 또한 지원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수능 영어 절대평가에 따른 대입 영어 변별력 약화도 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외고의 강점이 상당 부분 사라진다는 의미다.
명문대 진학 실적에서 자율형사립고에 밀리는 추세 역시 걸림돌. 올해 공개된 ‘2016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선발 결과’를 보면 최근 3년간 외고 출신 서울대 합격생 비율은 11%에서 9.7%로 떨어졌으나 자사고 출신은 17.2%에서 19.3%로 올라갔다.
올해 서울권 외고 경쟁률 하락 후폭풍으로 모집정원의 1.5배수를 선발하는 1단계에 지원자들이 전원 합격하는 학과가 크게 늘어났다. 작년엔 2개 외고 2개 학과였지만 올해는 6개 외고 9개 학과에 달한다.
일반전형 기준 대원외고 영어과(1.43대 1) 중국어과(1.48대 1), 대일외고 영어과(1.35대 1), 명덕외고 영어과(1.48대 1), 서울외고 중국어과(1.45대 1), 이화외고 영어과(1.15대 1) 중국어과(1.25대 1) 프랑스어과(1.4대 1), 한영외고 중국어과(1.48대 1)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자연히 영어 내신 합격선도 작년보다 떨어질 전망이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 허철 연구원은 “1.5배수보다 낮은 경쟁률의 학과들은 지원자 전원이 1단계를 통과한다. 영어 내신 성적이 다소 낮아도 2단계 면접을 잘 대비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외고들은 학교별로 24일 1단계 합격자를 발표한 뒤 28일 2단계 면접을 거쳐 다음달 2일 최종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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