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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사람들] 백인 우월주의 구설수 오른 배넌 "난 경제적 국수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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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내정자

무슬림·여성 폄하 보수매체 창립
지명 되자마자 사퇴 압력받아
"나에 대한 비난 대응할 시간 없어"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나는 백인우월주의자(white supremacist)가 아니라 경제적 국수주의자(nationalist)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수석고문 내정자(63·사진)가 입을 열었다.

배넌은 지난 8월부터 선거캠프 총괄책임자를 맡아 트럼프 당선을 이끌었지만 미국 언론의 십자포화를 맞고 있다. 그가 소유한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가 무슬림과 유색 인종, 여성, 이민자, 성소수자를 비하해온 극우 보수매체라는 비판 속에 사퇴 압력까지 받고 있다. 민주당 하원의원 169명은 지난 17일 트럼프 당선자에게 배넌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연판장을 보냈다.

배넌은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쟁에서 이겼고 지금 해야 할 일은 최상의 팀을 짜서 트럼프 당선자의 비전을 실행하는 일”이라며 “나를 향한 비난에 대응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반(反)유대주의자이고 백인우월주의자이며 레닌주의자라는 것 등은 게으른 주류 언론이 만들어낸 허구”라고 반박했다.

브레이트바트의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미국 어느 매체보다 친(親)이스라엘 성향 매체라는 것을 알 수 있고, 자신은 미국 우선주의를 실현하려는 ‘경제적 국수주의자’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배넌 자신이 스스로를 사회 전복을 꿈꾸는 레닌주의자로 소개했다’는 뉴스 웹사이트 데일리비스트의 2013년 기사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인터뷰에 인색한 이유로 “정치는 전쟁”이라며 “전쟁 중 장수가 자신의 작전을 노출하는 일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1953년 버지니아주에서 아일랜드계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났다. 버지니아공대와 조지타운대 대학원(국가안보 전공)을 졸업한 뒤 입대해 미 해군 태평양함대 수상전 작전장교, 국방부 해군작전사령관 특별보좌관으로 근무했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에는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업무를 하다가 동료들과 함께 독립해 투자자문회사를 차렸다. 이후 영화 제작 및 투자업, 인터넷 게임사업, 출판업, 언론(브레이트바트)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배넌은 2015년 11월부터 지난 6월까지 8개월 동안 자신의 라디오방송 프로그램에서 트럼프를 인터뷰하며 통상과 외교, 국내 정치, 기후 변화 등 다양한 이슈에서 트럼프의 생각과 공약을 다듬은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배넌이 트럼프를 칭찬한 뒤 자신의 의견과 다른 점을 설득하고 트럼프가 스스로 결론을 내리도록 유도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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