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개인 일 생겼다" 해명…구체 개인사정은 안밝혀
"괜한 상상하지 마라" 일축에도 총리 내정설 나돌아
[ 손성태 기자 ]
김 전 대표의 이날 일정 취소가 추미애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전격 제안한 직후여서 거국중립내각 총리 지명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돌았다.
김 전 대표는 “개인적으로 갑작스럽게 다른 일이 생겼다”며 “내게 그런 일이 없을 테니 괜한 상상은 하지 말라”고 총리설을 부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전 대표의 총리 내정설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 내에서도 김 전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선거캠프에서 일한 경력과 민주당 전 대표로서 야권의 거부감이 없는 점 등을 들어 차기 총리 후보군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표는 이날 최운열 박용진 민주당 의원과 함께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출국해 현지 물류업체를 찾고 이어 15일 중국 훈춘을 방문한 뒤 16일께 귀국할 예정이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최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김 전 대표가 공항까지 나온 뒤 함께 갈 수 없다고만 했다”며 “개인적 사정이 뭔지는 귀띔해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의원도 “총리 내정설로 일정을 취소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김 전 대표의 총리 지명설이 나올 때마다 민주당 내에서는 다소 부정적인 기류가 읽힌다.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내일 영수회담에 대해 ‘김병준 철회, 책임총리 김종인으로, (박 대통령의) 새누리당 탈당 약속, 대국민 담화 발표, 임기 보장’이라는 문자메시지가 돌아다닌다”며 “사실이 한 조각도 없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김 전 대표를 대놓고 반대할 수는 없지만 ‘애증’ 비슷한 복잡한 감정이 있다”며 “그동안 노골적으로 반문(반문재인계) 행보를 보여 온 김 전 대표를 총리 후보자로 지지하는 의원이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표는 추 대표의 영수회담 제안에 대해서는 “독자적으로 정했을 것이다. 그 사람이 개인적으로 결정한 것인데 다른 방법이 있겠나”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이어 “국민 편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사람이 없다. 야당도 개인적 이해관계에 얽혀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라며 “사실은 지금 민심이 야당에 있는 것이 아니다”고 당 지도부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