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윤정 기자 ]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통령 후보의 당선은 글로벌 기업들에도 충격으로 다가올 전망이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선호해왔던 월가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기업들도 트럼프 반대 운동에 나서는 등 경계의 목소리를 내왔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실리콘밸리 IT기업 임직원 150명은 공개 항의서를 발표하고 트럼프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공개 항의서를 통해 “우리는 미국이 기회와 창의성, 공평한 경쟁의 땅이라는 것을 믿는다”며 “트럼프는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기는커녕 생각의 자유와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외부 세계와의 생산적 협력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은 마거릿 스튜어트 페이스북 부사장,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창업자, 피에르 오미디아 이베이 공동창업자, 폴 제이컵스 퀄컴 회장 등이다.
공화당 성향의 기업인 중에서도 트럼프 당선에 우려를 나타내는 이가 많다. 미국 골수 공화당원으로 알려진 멕 휘트먼 휴렛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도 트럼프를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파시스트 히틀러와 이탈리아의 베니토 무솔리니와 비교해 비난한 뒤 결국 클린턴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2008년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 2012년엔 밋 롬니 후보의 지원 기금을 모금한 인물이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CEO 역시 공화당 성향이지만 “히스패닉과 무슬림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소수지만 대선 결과를 반기는 기업인도 있다. 세계 최대 전자결제 시스템 업체인 페이팔의 창업자 피터 틸은 트럼프 대선캠프에 125만달러(약 14억4000만원)를 후원하고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지지 연설을 하면서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3일 워싱턴 내셔널프레스 클럽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상징하는 것은 광기가 아니다”며 “(트럼프 지지 이유에 대해) 우리 나라의 리더십이 실패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 역시 “클린턴보다는 트럼프가 당선되는 게 경제엔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은 큰 정부를 구상하고 있는데 이것은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것”이라며 “반면 트럼프는 (기업을 압박하는) 규제기관을 바꿔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윤정 기자 yj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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