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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벼랑 끝 개각'] 9회말 등판한 '고립무원' 임종룡…"지금은 경제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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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임 후보자 청와대 통보받은 직후 "집사람에게 알리지 않았다"
금융·경제정책 두루 거친 최고의 구조조정 전문가
성장동력 회복 등 과제 산적



[ 이태명/김일규 기자 ]
2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16층 금융위원장 집무실 앞은 부산했다. 오전 9시를 조금 넘겨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신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였다. 삼삼오오 모여든 금융위 간부들에게 임 위원장은 “이해해달라. 최근 청와대로부터 통보를 받았는데, 집사람에게도 알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이 벼랑 끝 위기에 몰린 대한민국 경제호(號)를 이끌 선장으로 내정됐다. “지금 상황에선 그만한 적임자가 없다”는 게 관가의 반응이다. 하지만 최악 상황에서의 등판이다. 한 경제부처 차관은 “9회말 무사 만루 위기에 구원투수로 나선 것”이라고 했다. 수년째 이어진 경기 침체, 새로운 활로를 못 찾고 있는 기업, 복잡한 이해관계에 대한 조정 능력을 상실한 정부 등 숱한 난제에 더해 최순실 사태로 국정이 마비된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벼랑 끝 등판’ 구원투수

임 부총리 후보자의 별명은 ‘똑부’다. 똑똑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란 뜻이다. 1981년 옛 재무부 사무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그는 가는 곳마다 “실력과 성실함,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관가에선 ‘독종’ ‘워커홀릭(일 중독자)’으로 통한다. 2009년 11월 청와대 비서관 시절엔 ‘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았지만 하던 일을 마무리하느라 임종을 지키지 못한 일화도 있다.

현직 관료 가운데 최고의 구조조정 전문가로도 통한다. 옛 재무부 산업금융과 사무관 시절 건설·중화학 구조조정을 맡은 데 이어 1998년엔 재경부 금융기업구조개혁반장으로 ‘빅딜’을 주도했다. 지난 2년간 조선·해운 구조조정을 기획·총괄하는 역할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지금 우리 경제는 백척간두의 위기”라며 “등판 시점이 좀 그렇지만 청와대가 경제부총리로선 최적임자를 골랐다”고 평가했다.

◆임종룡표 경제 정책은…

임 후보자는 최우선적으로 최순실 국정개입 파문 이후 멈춰버린 경제를 다시 움직이게 해야 한다. 난맥상을 보여온 경제부처 간 조정 기능도 재작동시켜야 한다.

임 후보자는 이날 향후 경제정책의 틀을 두 가지로 제시했다. 경기회복을 위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가계부채 등 국지적 리스크를 집중 관리하겠다고 했다. 특히 가계부채 급증 요인인 부동산 과열에 대해 “내 철학은 절대 투기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고강도 규제를 예고했다. 그는 “최捐?전 부총리 시절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했던 것은 당시 여건상 선택 가능했던 정책”이라면서도 “그로 인한 가계부채 급등 등의 리스크에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LTV, DTI 규제를 다시 강화하지 않겠지만 투기·과열 등에 대해선 현미경식 외과수술을 하겠다는 의미라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금융·노동 등 4대 개혁과제와 기업 구조조정 정책은 기존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임 후보자의 앞길은 온통 가시밭이다.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최순실 파문으로 현 정부에 대한 지지도는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정치적 지원도 기대하기 힘들어 정책 추진동력을 확보하기도 힘들다. 경제부처 관계자는 “난마처럼 얽힌 경기 침체와 기업 구조조정, 가계부채 문제를 임 후보자 홀로 풀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자칫 정권 차원의 국면 전환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1959년 전남 보성 출생 △1978년 영동고 졸업 △1982년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 △1981년 재무부 임용(행정고시 24회) △1999년 재정경제부 은행제도 과장 △2007년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 △2008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 △2009년 대통령실 경제비서관 △2010년 기획재정부 제1차관 △2011년 국무총리실장 △2013년 농협금융지주 회장 △2015년 금융위원장

이태명/김일규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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