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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에 시의회 항의까지…금고은행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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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금융부 기자) 주초 한 통의 이메일이 왔습니다. ‘A은행이 B은행이 맡고 있는 특정 지역의 금고를 차지하기 위해 그 지역에 수십억원 이상의 장학금을 내놨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지역에서는 새로 금고를 맡을 은행 선정을 위한 절차가 진행되고 있거든요.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60여곳의 시·군·구가 금고은행을 새로 선정하면서 전국 곳곳이 들끓고 있습니다. 경쟁 은행을 견제하기 위한 흑색선전과 악성루머도 나오고 있습니다. 각 은행들이 금고은행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듯한 모습입니다.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에 밀려 금고은행 선정에서 탈락하자 시의회가 성명서를 내고 대대적으로 항의하면서 재심의를 촉구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군산시의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군산시 금고은행에서 전북은행이 탈락한 것과 관련 선정 과정의 투명한 공개와 재심의를 촉구했습니다.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평가가 동일 선상에서 이뤄질 수 없는데도 같은 선상에 놓고 평가한 것부터가 잘못됐다는 게 군산시의회의 주장입니다.

또 전북은행이 지속적으로 군산 지역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하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지역 인재 채용에 기여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군산시의회는 떳린?행정자치부에 시금고 선정 때 지역 기여도를 좀 더 반영할 수 있도록 예규(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기준)를 변경해달라고 건의할 예정입니다.

지난 14일 군산시는 금고 지정 심의위원회를 열어 8100억원대 일반회계와 기금을 관리할 은행으로 농협은행을, 2080억원대 특별회계를 관리할 은행으로 국민은행을 선정했습니다. 전북은행이 맡고 있던 특별회계를 국민은행이 새로 맡게 된 것이죠.

군산시의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이 지방은행에 비해 점포망이나 금리우대 측면에서 우월할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기여를 해온 지방은행들이 계속 시중은행에 밀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금고은행으로 선정되면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정부 교부금과 지방세 세입, 각종 기금 등을 예치받고 세출, 교부금 등의 출납 업무를 하게 됩니다. 대규모 예금을 확보할 뿐만 아니라 공무원 등 고객 유치에도 도움이 됩니다. 무엇보다 그 지역의 대표 은행이라는 상징성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금고은행 선정을 두고 비공식적인 ‘검은 돈’이 암암리에 오고 간다는 뒷말까지 나온답니다.

실제 지난 25일에는 경찰청 특수수사과가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하기도 했습니다. 신한은행이 2011년 인천시 시금고 은행에 재선정되기 위해 인천시장의 후원회장을 맡았던 C씨에게 2억원 가량을 건넸다는 혐의였습니다. 신한은행은 시금고 은행에 재선정됐고요.

은행권 영업 환경은 갈수록 척박해지고 있습니다. 핀테크(금융+기술) 발달로 업권간 경계는 허물어지고 있는데 지난달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 시행으로 종전과 같은 대규모 마케팅은 사실상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저런 상황을 감안했을 때 금고 은행 선정을 둘러싼 잡음이 당분간은 계속될 듯 합니다. (끝)/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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