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보다 객관적 지표 신뢰…말실수해도 인정할 때 호감"
[ 공태윤 기자 ] 롯데는 2007년부터 매년 상·하반기에 걸쳐 면접관 인증교육을 하고 있다. 각 계열사에서 선발된 면접관 후보들이 사흘간 면접교육(이론, 실습, 평가)을 거쳐 예비 면접관으로 거듭난다.
올해는 교육받은 591명 중 545명이 통과했다. 선발된 이들은 롯데그룹의 대졸 신입공채, 인턴, 경력 채용 등에 투입돼 면접을 하게 된다. 롯데는 25일부터 계열사별 면접에 들어간다. 롯데 면접관 6명에게 취업준비생을 위한 코칭을 들어봤다.
◆“첫인상이 전부는 아냐”
이승훈 팀장(롯데케미칼)은 “첫인상보다는 객관적 지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영은 팀장(현대정보기술)은 “40분간 면접을 하다 보면 처음엔 소심해 보이던 지원자에게 마음이 가기도 하고, 첫인상이 좋았던 지원자에게 실망하기도 한다”고 했다.
면접관들이 뽑고 싶은 지원자는 어떤 사람일까? 정인구 팀장(롯데슈퍼)은 “경력을 포기하고 신입사원으로 세 번이나 지원한 후배가 있었는데 목표의식과 의지가 강했다. 그는 지금 인사팀 A급 과장이 됐다”며 “지원 회사에 대한 관련 경험과 목표의식이 뚜렷한 지원자라면 누구든 뽑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운 매니저(롯데카드)는 “취업 카페를 보면 이런 질문엔 이렇게 대답하라는 정답을 알려주는데, 모범답안보다 자신만의 대답을 준비한 사람이 좋다”고 했다. 그는 면접관이 좋아할 것 같은 답을 준비하지는 말라고 덧붙였다.
조윤주 매니저(롯데홈쇼핑)는 “면접에 정답은 없다”며 “너무 긴장해 말을 더듬거나 실수했다고 생각되면 ‘죄송합니다. 다시 해도 괜찮을까요’라며 다시 말하는 친구에게 호감이 간다”고 말했다. 이택기 팀장(롯데건설)도 “지원자는 우리 고객이기에 잘못했을 때 면접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후회하지 않는 면접방식”이라고 조언했다.
◆“너무 잘하려면 망칠 수도”
지원자들이 주의할 점은 없을까. 이영은 팀장은 “회사는 함께 일할 사람을 뽑는 것이기에 너무 학생 티를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문 매니저는 “면접장 세팅하고 현수막 등을 달고 있는데 지원자가 오전 7시에 와서 민망했다”며 “너무 일찍 면접장에 오는 것도 지각만큼 좋지 않다”고 했다.
지원자들에게 면접을 잘 보는 방법도 제시했다. 정 팀장은 “어떤 회사도 탈락시키기 위한 면접은 하지 않는다”며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면접을 치르는 것이기에 혹시 사정이 생겼다면 미리 전화하는 센스를 발휘하는 것도 지혜”라고 전했다. 면접날 제출해야 할 서류를 깜박 잊고 안 가져왔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다음날 제출하겠다고 말하 ?인사팀은 오히려 문제해결력이 있는 사원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승훈 팀장은 “너무 잘하려고 하면 면접 공포증이 생긴다”며 면접장이라는 무대에서 자신의 끼를 한번 발휘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면접장에 오라고 했다. 조 매니저는 “좋은 경험을 쌓는 과정으로 생각하라”고 당부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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