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적 로봇 공학자 가이 호프먼 미국 코넬대 교수
독자적으로 사고해야 창의성 나와…청년 군복무 경험도 창업에 도움
인간의 감정 느끼는 로봇 나올 것
[ 이호기 기자 ] “권위를 거부하는 문화가 이스라엘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경쟁력의 원천이다.”
가이 호프먼 미국 코넬대 교수(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스라엘 출신의 세계적 로봇공학자인 호프먼 교수는 한국경제TV 주최로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2016 글로벌 인더스트리 쇼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호프먼 교수는 이스라엘 출신 스타트업이 최근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는 데 대해 “이스라엘인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비판을 허용하는 문화를 갖고 있다”며 “‘난 너와 생각이 달라’ ‘네가 틀렸어’라고 말해도 그 누구도 나무라거나 꾸짖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를 바로잡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며 “권위나 시스템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독자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문화에서 창의성이 길러진다”고 했다.
◆군복무 경험도 도움
구글에 인수된 내비게이션 앱인 웨이즈나 사무실 공유 서비스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위워크 등이 대표적인 이스라엘 스타트업 성공사례로 꼽힌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스라엘 출신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 및 투자자 등으로부터 유치한 누적 투자액만 150억달러를 넘었다.
호프먼 교수는 군복무 경험도 스타트업 창업에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한국처럼 의무복무제도를 두고 있다. 다만 남성만 징집되는 한국과 달리 모든 신체 건강한 남녀가 만 18세가 되면 군대에 간다. 복무 기간은 남녀 모두 2년6개월이다.
호프먼 교수는 “고교를 졸업한 뒤 바로 대학을 가는 미국 영국 일본 등과 달리 이스라엘인은 대부분 군대를 다녀온 뒤 대학에 간다”며 “이 때문에 좀 더 성숙한 마음가짐으로 학교를 다니며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하는 등 효율성이 더 높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군복무를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은 환경에 놓일 수밖에 없는데 급박한 상황에 기민하게 대처하는 순발력과 투지, 끈기 등을 키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로봇도 감정이 있다면…
호프먼 교수는 신체 언어(보디랭귀지)를 통해 사람처럼 감정을 표현할 줄 아는 소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토이스토리로 유명한 미국 픽사가 제작한 ‘룩소 주니어’의 전등 로봇이 대표적인 활용 사례다. 그는 이 애니메이션에 착안해 주변 환경과 사람의 시선에 따라 움직이는 전등 로봇을 제작했다. 호프먼 교수는 “로봇은 실체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보디랭귀지를 통해 사람과 교감할 수 있다”며 “사람은 단순히 자신의 명령을 수행하는 AI보다 이 같은 소셜 로봇에 더 친숙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호프먼 교수는 영화 ‘HER’에 등장하는 인공지능처럼 사람과 동일한 감정을 지닌 로봇이 출현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HER에서 나오는 로봇 인격체를 만드는 게 불가능하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현실화될 것”이라며 “다만 이런 로봇이 나왔을 때 스스로 완전하지 못한 인간이 과연 완벽한 인공지능 파트너를 기대하는 게 옳으냐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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