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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현장리포트] MS, 해저 데이터센터 짓고 지진 예측…홀로렌즈로 융합현실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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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52주년 (5)·끝 - 데이터 강자가 승자

'PC시대 황제' MS의 변신
증기기관 - 전기 - 정보기술 이어 4차 산업혁명 동력은 '빅데이터'
수십년간 쌓인 지진·태풍 정보 3D로 시각화…미래 예측 한눈에

스마트폰에 말하면 동시 통역
VR+AR 헤드셋 '홀로렌즈' 로 가상 자동차 쇼룸·비행훈련 활용



[ 안정락 기자 ]
“데이터는 미래의 전기(電氣)입니다. 전기가 2차 산업혁명을 촉발했듯 방대한 데이터는 앞으로 다가올 세상을 완전히 뒤바꿀 것입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의 말이다. 증기기관-전기-정보기술(IT)에 이어 ‘데이터’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MS는 PC 시대의 황제였다. 그러나 PC산업은 저물고 있다. MS가 머신러닝(기계학습), 인공지능(AI) 사업에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선 무엇보다 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이 중요하다. 나델라 CEO는 “방대한 데이터 속에서 통찰력을 이끌어내는 자만이 미래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데이터로 사건·사고도 예측

지난달 21일 미국 시애틀 인근 MS 본사. 마치 거대한 캠퍼스처럼 3~4층 건물 125개가 모여 있는 MS의 심장부다. 소프트웨어 연구실에서 만난 데이브 브라운 수석엔지니어는 MS가 개발 중인 ‘데이터 시각화’ 기술을 소개했다. 수십년간 쌓인 지진 데이터, 사건·사고 데이터 등을 컴퓨터 화면에서 3D 그래픽으로 한눈에 볼 수 있었다.

브라운 수석엔지니어는 “지진이나 태풍 등 자연재해의 시대별, 계절별, 지역별 특성도 파악할 수 있다”며 “미래에 어떤 지역에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지도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동차 사고나 전염병 분석도 가능하다”며 “보험회사가 사고를 분석해 보험료를 산정할 때도 이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나틱(Natick)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세계 인구 절반이 바다로부터 200㎞ 이내에 거주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했다. 사용자와 가까운 바닷속에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면 빠르고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프 크래머 책임엔지니어는 “수심 100m에서 조류를 이용한 냉각과 동력 확보가 가능할 정도로 시스템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며 “공간 제약이 없기 때문에 장비를 증설할 때도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50개 언어 실시간 번역

MS는 데이터에 기반한 실시간 자동번역 서비스에도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50여개 언어의 실시간 텍스트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8개 언어는 실시간 음성 통역 서비스까지 가능하다.

MS가 개발 중인 스마트폰에 대고 영어로 ‘what’s the weather today(오늘 날씨 어때)?’라고 말해 봤다. 곧바로 중국어로 ‘오늘 날씨 어때’라는 뜻인 ‘진톈톈치 쩐머양(今天天氣)’이란 음성이 나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리비아 폰태나 상품전략팀장은 “데이터가 축적되면 훨씬 더 어려운 문장도 정확하게 통역해 줄 것”이라며 “MS ‘코타나’ 같은 AI 음성비서도 데이터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MS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결합한 이른바 ‘융합현실(MR·mixed reality)’ 기술도 주도하고 있다. 헤드셋 형태의 ‘홀로렌즈’ 기기를 통해 콘텐츠를 확대 중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홀로렌즈를 제품 개발과 마케팅 등에 쓰고 있다. 자동차 회사 볼보는 MS 홀로렌즈를 이용해 가상 자동차 쇼룸을 만들었다. 일본항공(JAL)은 비행훈련을 하거나 승무원이 엔진정비 실습을 할 때 홀로렌즈를 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우주인 훈련에 홀로렌즈를 활용 중이다. 벤 리드 MS 디바이스그룹 디렉터는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는 해부학 실험에 홀로렌즈를 쓰고 있다”고 소개했다.

레드먼드(미국)=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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