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애덤스 MFS 글로벌채권본부 CIO
유럽·일본, 돈풀기 한계 드러내
저금리 환경 당분간 지속 전망
갤노트7 사태 등으로 활력 저하
한국 기준금리 더 내릴 수도
[ 김우섭 기자 ] “양적완화(QE) 정책에 기대어 높은 수익률을 냈던 글로벌 채권시장이 내년엔 좀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국계 자산운용사 MFS의 윌리엄 애덤스 글로벌채권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사진)는 1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연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돈 풀기의 주축을 담당하던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이 ‘약한 모습(양적완화 축소)’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1924년 설립된 MFS는 지난해 말 기준 481조원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미국 내 10위 자산운용회사다. 한국에선 국민연금관리공단 등 4개 연기금에서 4조7000억원을 위탁받아 글로벌 주식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채권부문 투자 유치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애덤스 CIO는 ‘세일즈’를 위한 장밋빛 전망 대신 냉정한 조언을 쏟아냈다. 우선 올해 성적이 좋았던 채권 투자에 대해 내년엔 기대수익률을 확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국내 148개 해외 채권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지난 14일 기준)은 6.56%.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펀드(-1.64%)나 국내 주식형펀드(-1.17%)의 수익률보다 8%포인트 정도 높았다. 그는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의 돈 풀기가 한계를 드러내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부작용도 나타나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현 마이너스 금리 방식의 양적완화론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란 견해를 보였다. 애덤스 CIO는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대신 10년물 국채 추가 매입 등의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며 “마이너스 금리로 인해 일본 금융회사들이 위기를 맞는 등 부정적 요인이 부각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는 올해 말과 내년 각각 한 차례 정도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애덤스 CIO는 “재닛 옐런 의장이 이끄는 미국 중앙은행(Fed)은 시장 변화에 대한 반응 속도가 상당이 늦은 편”이라며 “시장에 충분한 신호를 주고 계획적으로 움직이는 현 Fed 특성상 내년 두세 차례의 금리 인상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저금리 환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에서도 고령화가 이뤄지면서 저성장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이 크게 높아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저금리 환경은 당분간 바뀌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한국 경제에 대해선 큰 우려감을 나타냈다. 애덤스 CIO는 “연이어 터진 현대차 파업, 한진해운 법정관리,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는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의 활력을 악화시키는 암초가 품?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 등이 낮아 정부 재정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이 같은 위기를 잘 돌파하지 못할 경우 내년 한두 차례 더 기준금리를 내리는 등의 조치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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