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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대표기업] 글로벌 사업 영토 확장…최태원 회장의 '광폭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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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대만·홍콩·스페인 등 잇단 방문
에너지·화학·정보통신 분야 협력 강화



[ 주용석 기자 ] SK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변화와 혁신을 주문한 최태원 회장은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광폭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최근 1년여간 어느 재계 총수보다 많이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해 8월 경영 복귀 이후 중국 우시의 SK하이닉스 공장과 우한의 중한석화 공장(SK와 중국 시노펙의 합작회사)을 둘러본 게 시작이었다. SK의 핵심 사업인 반도체와 석유화학 사업을 해외에서 점검한 것이다. 이후 곧바로 류밍휘 홍콩차이나가스홀딩스 회장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 달 뒤에는 대만 최대 기업 포모사그룹의 왕원위안 회장과 만나 에너지, 화학, 정보통신 분야 협력을 논의했다. 이어 스페인으로 날아가 SK루브리컨츠와 스페인 최대 정유사 렙솔이 합작한 윤활기유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올초에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어 5월에 이란 국영 석유회사 NIOC의 최고경영진과 회동했다. 지난 9월에는 보름여 만에 두 차례나 중국을 찾았다. 9월8일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의 왕위푸 회장을 만나 양사의 협력 범위를 석유화학에서 정유, 윤활유, 윤활기유로 확대하자고 제안했다.

시노펙은 SK의 지분 인수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국 석유화학 기업 상하이세코의 2대주주이기도 하다. 상하이세코는 영국 BP가 최대주주(50%)이며 나머지 지분은 시노펙(30%)과 상하이석화공사(20%)가 나눠 갖고 있다. SK는 이 중 BP 지분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어 같은 달 24일 중국 차세대 리더로 꼽히는 쑨정차이 충칭시 당서기를 만났다. 쑨 당서기는 이날 최 회장에게 “화학 제품과 반도체 수요가 늘고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이 분야에 글로벌 기술을 갖고 있는 SK그룹과 협력할 수 있는 게 많다”며 “SK가 충칭시의 파트너가 돼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회장도 “상호 윈윈하는 협력 방안을 깊이 연구하겠다”며 “SK하이닉스 우시 공장, (SK와 중국 석유화학사 시노펙이 합작한) 우한 에틸렌 공장에 이어 충칭에서도 다양한 성공 스토리가 나올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최 회장은 2011년부터 충칭시의 글로벌 경제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쑨 당서기와 회동 이후 충칭시가 연 ‘제11회 글로벌 경제고문 연례회의’에 참석했다. 다음날에는 상하이에서 SK의 글로벌 전략을 점검했다. SK그룹의 글로벌 성장위원회는 최 회장의 중국 방문 일정에 맞춰 상하이에서 특별회의를 열었다.

최 회장이 글로벌 행보를 넓히는 것은 수감 생활 중 단절됐던 해외 인맥을 복원하는 동시에 글로벌 파트너링(제휴)을 통해 SK의 해외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는 2006년부터 ‘중국 현지 기업처럼 중국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펴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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