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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번영은 시장에서 온다"…신자유주의 경제 지성들의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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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펠르랭 소사이어티가 만들어진 배경과 과정 등을 토론해보자.
경제사에 미친 영향도 함께 공부해보자.



[ 신동열 기자 ]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ont Pelerin Society·MPS)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자유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1899~1992) 주도로 1947년 스위스 몽펠르랭에서 만든 모임이다. 창립 당시 경제학자, 역사학자, 철학자 39명이 참가했으며 현재 회원은 60개국 700명 정도다. 2차 세계대전 직후 확산되던 공산주의와 케인스학파에 맞서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전파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몽펠르랭은 스위스 로잔 호숫가 인근의 지명이다.

내년 5월 서울서 몽펠르랭 총회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출범은 자유주의 경제학자 하이에크의 책 《노예의 길(The Road to Serfdom)》 출판기념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1930년대 경제대공황을 겪고 1940년대 2차 대전을 치르면서 자유경제학자들의 입지는 좁아졌다. 대공황 이후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주장한 케인스의 ‘큰 정부’ ‘개입주의’에 동조하는 경제학자들이 많았다. 당시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뉴딜정책은 이런 케인스학파 주장을 정책에 구체화한 대표적 사례다. 루스벨트는 구제·부흥·개혁 등의 슬로건을 내걸고 수요 창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 역할을 크게 확대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적극 옹호한 하이에크는 ‘작은 정부’를 주창하며 정부의 간섭이나 개입을 줄이라고 촉구했다. 그에 따르면 큰 정부가 주도하는 계획경제가 바로 ‘노예의 길’이다. 하이에크의 출판기념회 참석자는 고작 36명이었다. 그만큼 그를 반기는 경제학자들이 적었다. 하지만 참석자들은 하나같이 자유주의자들이었고, 작은 정부, 불개입을 주장하는 학자들이어서 그 자리에서 하이에크의 제안으로 그 지역의 이름을 딴 ‘몽펠르랭 소사이어티’를 출범시켰다. 이 모임은 경제사에서 신자유주의 시대를 알리는 이정표가 됐다.

회원 중 8명이 노벨경제학상 받아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전파하는 몽펠르랭 소사이어티는 엄격한 회원제로 운영되며 2년마다 개최지를 달리해 총회를 갖고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경제정보를 교류한다. 하이에크를 비롯해 밀턴 프리드먼, 조지프 스티글러, 제임스 뷰캐넌, 로널드 코즈, 버논 스미스, 게리 베커, 모리스 알레 등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회원만도 8명에 달한다. 하이에크는 오일쇼크로 혼란에 빠진 세계 경제에 돌파구를 제시한 공로로 1974년에, 역시 창립 멤버인 프리드먼은 ‘통화원칙’이론을 인정받아 1976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았다.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멤버들은 대분분 세계적 경제 석학들이지만 하이에크와 프리드먼의 공이 가장 빛난다. 프리드먼(1912~2006)은 1947년 MPS 창립총회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했다. 프리드먼은 이후 케인스와 함께 20~21세기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활동했다. 그는 시카고학파의 리더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원칙 없는 통화정책이 1930년대 대공황을 야기했다고 꼬집었다.

자유주의 방향을 제시한 몽펠르랭 소사이어티는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자율경쟁 등을 골자로 ‘영국병’을 치유하고 영국 경제를 회복 궤도에 올려놓은 대처리즘(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경제정책)에 크게 기여했다. 또 시장경제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미국 경제를 부활시킨 레이거노믹스(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의 이론적 토대도 제공했다. 경제사에서 몽펠르랭 소사이어티는 케인스에 의해 주창된 수정자본주의를 반박하며 신자유주의 시대를 알리는 변곡점 역할을 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서울총회 주최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지역총회가 내년 5월7~10일 한국경제신문사 주관으로 서울에서 열린다. 서울총회 주제는 ‘경제적 자유: 번영으로 가는 길’이다. 아시아권 국가 중 일본 대만 홍콩에서 지역총회가 열린 적은 있지만 한국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한경은 MPS 창립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서울총회에서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로 가는 번영의 길을 모색할 방침이다. 서울총회에는 300여명의 MPS 회원 및 초청 인사가 참석한다. MPS 회원이면서 서울총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MPS 서울총회는 한국 지식인과 정치인, 학생들에게 지식과 사고의 영역을 넓혀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월19일부터 4박5일 일정으로 미국 마이애미에서 열린 올 행사에는 40여개국에서 350여명의 학자가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MPS 회원이면서 내년 서울총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과 김인철 교수 등 8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 참석자들은 최근 색채가 짙어지고 있는 보호주의에 한목소리로 우려를 표시했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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