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스타트업
신경교흉터 유발 단백질 발굴
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
창업 1년도 안됐지만
국내외 제약사에서 인정
[ 김근희 기자 ] 김봉철 뉴라클사이언스 대표는 지난해 7월 성재영 고려대 교수 연구를 접하고 사업화해야 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성 교수가 발견한 신경교흉터 촉진인자를 활용해 다양한 신경질환 치료제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당시 성 교수 기술을 높은 가격에 사겠다는 기업이 있었지만 김 대표는 성 교수를 3개월간 설득해 기술이전 약속을 받아냈고 지난해 10월 고려대 산학협력단 내에 회사를 차렸다.
김 대표는 “연구를 실제로 적용하고, 사업화하는 데 흥미를 느꼈다”며 “바이오 벤처회사, 대형 제약회사, 병원 등에서 신약 개발을 하며 경력을 쌓았기 때문에 사업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오 벤처기업 팬제노믹스, SK케미칼 생명과학연구소를 거쳐 서울아산병원 선도형암연구사업단 사무국장을 맡아 신약 개발을 하기도 했다.
◆신경계 질환 패러다임 바꾼다
뉴라클사이언스는 신경교흉터를 유발하는 단백질을 발굴하고, 이를 조절해 신경계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신경교흉터는 신경에 생기는 흉터다. 몸에 상처가 나면 이를 보호하기 위해 딱지가 상처를 감싸게 된다. 신경교흉터는 뇌조직의 신경세포가 망가지거나 손상됐을 때 나머지 신경 조직을 보호하기 위해 상처 부위를 감싸는 흉터다. 하지만 흉터가 방어막 역할을 하면서 신경이 상처 부위를 지나가지 못해 신경 재생이 불가능해진다. 아무리 신경이 살아나도록 조치를 취해도 결국 신경세포는 퇴화되고 죽는다. 신경계 질환인 치매, 파킨슨병, 루게릭병 등은 뇌 전체에 작은 흉터와 딱지들이 생기는 것이다.
뉴라클사이언스가 개발하고 있는 항체는 이런 신경교흉터의 생성을 막고, 신경세포의 재생을 유도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지금까지 신경계 질환 치료제는 신경세포 자체에 초점을 맞추고 신경 성장 촉진에 집중했지만 임상 시험 결과 크게 효능을 보이지 못했다”며 “신경교흉터에 초점을 맞추고 딱지를 제거하자 신경이 살아났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후보물질을 도출하고 있다. 공정과 전임상 단계를 마친 뒤 2019년에는 임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신속 대체허가절차(APP)’를 활용해 임상 전 유효성을 확인받고,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APP는 희귀난치질환 치료제에 조건부로 빠르게 허가해 주는 제도다.
◆국내외 제약사들 ‘러브콜’
창업한 지 1년도 안 됐지만 뉴라클사이언스 기술은 정부기관과 국내외 제약회사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 뉴라클사이언스의 ‘신경교흉터 형성 억제 기전의 알츠하이머병 항체신약 개발’ 프로젝트는 지난 8월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KDDF) 지원과제로 선정됐다.
이 회사는 18개월 동안 KDDF로부터 선도물질 도출을 위한 연구비 지원을 받는다. KDDF는 신약 개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가 만든 범부처 연구개발(R&D) 사업단이다. 김 대표는 “국내외 제약회사들이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투자자들 반응도 뜨겁다. 뉴라클사이언스는 현재까지 쿼드자산운용과 개인으로부터 55억원을 투자받았다. 쿼드자산운용은 뉴라클사이언스 투자를 위해 사모펀드인 쿼드콜라보펀드를 만들었다. 김 대표는 “신경계 질환 신약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글로벌 제약회사가 되는 것이 최종 목표”라며 “2020년에는 국내 증권시장에 상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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