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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하듯…"소외아동 도와요" 한양대역에 '테트리스 기부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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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카드 대면 100~300원씩
무인 소액기부장치 '대트리스'

대학생 아이디어로 설치
사회적기업 세워 사업 확대도



[ 박상용 기자 ] 서울 지하철 2호선 한양대역에 대학생들이 제작한 무인 기부장치가 등장했다. 교통카드를 대면 돈이 빠져나가는 방식을 적용해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도록 했다. 서울 지하철 역사에 무인 기부장치가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한양대에 따르면 한양대역 2번 출구 통로에 무인 기부장치인 ‘대트리스(대학+테트리스·사진)’가 지난 20일 세워졌다. 높이 2.8m에 3면이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이뤄진 기둥 형태의 기계다. 대트리스 단말기에 후불 교통카드를 대면 100~300원씩 자동 결제된다. 기부할 때마다 화면에서 블록이 떨어져 마치 ‘테트리스’ 게임을 하듯 기부할 수 있다는 게 한양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모금액은 기아대책본부에 전달돼 소외계층 아동의 교육·교복 지원, 미숙아 치료비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한양대는 교내 퓨전테크센터 건물에도 대트리스를 설치했다.

이 장치 설치를 기획한 사람은 이 대학 경제금융학과 최규선 씨(22) 등 학생 다섯 명과 김지은 기술경영학과 교수다. 최씨 등은 지난 1학기에 김 교수의 ‘사회적기업과 정신’이라는 수업을 들으면서 대트리스 설치를 사업 계획으로 제출했다. 이후 김 교수는 산학협력단을 통해 사업 지원금을 마련하는 등 학생들의 사업 추진을 도왔다. 김 교수는 “한양대역 하루 이용객 2만5000여명 중 70~80%가 2번 출구를 지나다니는 한양대 학생과 교직원”이라며 “지하철을 이용하는 학생과 교직원이 오가며 쉽게 기부할 수 있도록 한 게 이 사업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이달 초 ‘STATION 208’이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했다. 208은 한양대역의 역사 번호다. 한양대역뿐 아니라 홍대입구역, 신촌역 등 대학이 있는 지하철 2호선 역사에 대트리스를 추가로 설치하는 게 목표다.

최씨는 “적은 돈이라도 여러 사람이 꾸준히 모으면 큰 기부금을 마련할 수 있다”며 “비정부기구(NGO) 등에 대트리스 장치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소액 기부 문화를 확산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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