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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경제학자 총회] "포퓰리즘·반시장주의 맞서려면 '학교 경제교육'부터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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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몽펠르랭 소사이어티 마이애미 총회를 가다

세계 석학들 자성 목소리

하이에크 등 자유주의 사상가 제대로 가르치는 학교 얼마나 되나
사업하면 떠오르는 단어 물으면 10~20대 "도둑질" 대답하기도
한국 경제교과서 반시장 내용 많아…자유주의 경제 철학 적극 반영을



[ 마이애미=박수진 기자 ]
세계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보호무역주의와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등 거세지는 반(反)시장주의 물결에 맞서기 위해 ‘교육 개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2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몽펠르랭 소사이어티(Mont Pelerin Society·MPS) 연례총회에서 참석자들은 자유주의 사상가들이 2차 세계대전 직후인 1947년 유럽 등 세계를 휩쓸던 공산주의와 수정 자본주의의 바람에 대응해 프랑스 파리 몽펠르랭에서 첫 모임을 할 때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행사는 23일 닷새간의 일정이 끝난다. 내년 지역총회는 5월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자본주의 원리 가르치는 학교 없어”

참석자들은 학계에 만연한 계량경제학 위주의 교육 관행부터 뜯어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앨런 C 코즈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는 “미국 대학 중 자유주의 사상가인 루트비히 폰 미제스나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밀턴 프리드먼 등에 대해 가르치는 학교가 얼마나 되느냐”며 “대부분 계량경제학만 강의할 뿐 자유주의 사상이 왜 필요하고 인류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를 교육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최영백 미 세인트존스대 교수도 “뉴욕 뉴스쿨대나 유타대 등 일부 좌파 성향 대학을 빼고는 경제사상을 가르치는 대학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모두 취직에 유리한 계량경제학만 가르치다 보니 경제학을 왜 공부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기반이 부실하다”고 꼬집었다. 전 세계 대학 교육이 비슷한 상황이다 보니 조금만 경제가 어려워져도 보호무역 등 반시장주의가 창궐하고 여기에 논리적으로 대응할 집단 지성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도 유럽식 사회주의가 판칠 것”

학자 개인의 자기반성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제임스 오트슨 미 웨이크포레스트대 교수는 “요즘 밀레니얼 세대(10~20대)에게 ‘사업(business)하면 어떤 단어가 연상되느냐’고 물으면 ‘도둑질(theft)’이라고 답한다”면서 “이런 세대에게 자유주의를 강의하려면 ‘왜 저런 과목을 가르치느냐’라는 비난을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상에 대한 합리적 회의를 놓?않고 자신이 믿는 바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불사한 소크라테스의 정신을 주목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타일러 굿스피드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반시장주의 바람이 거세다 보니 동료 교수들도 자유주의 사상 등에는 관심이 없고 온통 소득 불평등을 어떻게 입증할 것인가 등에 몰두하고 있다”며 “학자들이 먼저 자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찰스 머레이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대통령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 미국 사회를 지탱한 평등주의와 개인주의, 자유주의라는 세 축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며 “우리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대선이 끝난 뒤 유럽식 사회주의가 판을 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반시장주의 교육 내용부터 바꿔야

총회에 참석한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실장은 “자유주의의 위기는 비단 미국만의 일이 아니다”며 “한국에서도 자유주의 사상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교육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고등학교에서 하는 경제교육은 온통 반시장주의적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며 “이것부터 자유주의 시장경제 철학을 반영하는 내용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애미=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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