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 투자 대안 '부상'
일반인도 공모 펀드 통해 국내외 대형 빌딩 투자 가능
미래에셋·코람코·이지스 등 부산동펀드 출시 잇따라
[ 임도원 기자 ] ▶마켓인사이트 9월22일 오후4시
부동산 공모펀드가 저금리 시대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반인도 빌딩이나 호텔 같은 대형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인 데다 시중금리 이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자산운용사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각종 부동산 투자 유망 물건을 확보, 투자자에게 공모펀드로 선보이고 있다. 금융당국도 개인의 부동산펀드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방침 아래 규제 완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출시 당일 완판되기도
22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운용은 올해 말 국내 빌딩과 호텔, 상업시설 등에 투자하는 부동산 공모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규모는 아직 미정이지만 3000억원 안팎을 계획하는 것으로 알려졌 ? 이 펀드는 투자 대상을 정해 놓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다. 블라인드 형태의 부동산 공모펀드는 2007년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아시아퍼시픽 부동산 공모1호’ 이후 9년 만에 다시 등장했다.
코람코자산운용은 부동산 공모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높아졌다고 판단해 블라인드 펀드를 결성하기로 했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은 건물 임대수익을 배분받아 최대 연 6.5%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는 28일까지 3000억원 규모로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 펀드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미 모집금액의 절반이 넘는 약 1600억원을 채웠다. 미래에셋맵스미국부동산투자신탁9-2호는 국내 최초로 미국 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다. 미국 댈러스에 있는 스테이트팜빌딩 4개 동이 투자 대상이다. 건물 전체를 미국 최대 손해보험사인 스테이트팜이 20년 동안 임차해 사용한다. 스테이트팜은 2015년 포천 500대 기업 중 35위,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27위에 오른 기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펀드 수익률을 연 4~6%로 제시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11월 서울 서소문동 퍼시픽타워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앞서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7월 서울 명동 티마크그랜드호텔에 투자하는 ‘하나 그랜드티마크 부동산펀드1호’를 출시해 당일 ‘완판(완전판매)’했다.
재간접펀드도 도입
부동산 공모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최대 연 6%대인 높은 수익률 때문이다. 원금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원금 손실 가능성은 작다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분석이다. 대부분 신용등급이 높은 기업들을 투자 대상 부동산의 장기 임차인으로 두고 있어서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 28개 부동산 공모펀드 가운데 20일 기준으로 올 들어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펀드는 4개에 불과했다.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폐쇄형 상품이어서 일정 기간 환매할 수 없다는 점은 유의사항으로 꼽힌다. ‘하나 그랜드티마크 부동산펀드1호’는 가입 후 5년 동안 환매할 수 없다.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도 부동산 공모펀드 활성화에 일조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22일 재간접투자할 수 있는 부동산 공모펀드를 도입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시행 시기는 연말로 예정됐다. 재간접펀드는 자산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해당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다. 공모펀드가 전체 부동산펀드의 약 95%를 차지하는 사모펀드에 재투자할 수 있게 돼 다양한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게 자산운용업계의 분석이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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