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창재/좌동욱 기자 ] 국민연금이 호주 멜버른 항구(사진)의 새 주인이 됐다. 호주 국부펀드인 퓨처펀드와 호주 퀸즈랜드주 투자청(QIC),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등과 함께다.
19일 투자은행(IB)업계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 컨소시엄은 호주에서 가장 물동량이 많은 항구인 멜버른 항구의 50년 운영권을 호주 빅토리아주 정부로부터 97억호주달러(약 8조2000억원)에 인수키로 했다. 이 중 국민연금이 투자하는 돈은 5억호주달러(약 4200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멜버른 항구는 호주 최대 항구로 1년에 약 3000척의 컨테이너선과 일반 화물선이 드나든다. 지난해 물동량은 260만TEU(1TEU는 6m짜리 컨테이너 1개)에 달한다. 빅토리아주 정부는 도로 등 다른 인프라 투자에 사용할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멜버른 항구 사용권의 민영화를 추진해 왔다. 최근 경쟁입찰에서 국민연금 컨소시엄이 네덜란드연기금(APG) 컨소시엄을 제치고 최종 인수자로 선정됐다. 97억호주달러는 빅토리아 주정부의 기대(60억호주달러)를 넘어서는 금액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시드니모닝헤럴드는 “두 컨소시엄이 써낸 가격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QIC 컨소시엄이 제시한 운영 계획이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호주 정부가 민영화하는 인프라 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지난해 QIC, CIC 등과 함께 공동 펀드를 조성했다. 펀드 운용은 인프라 전문 자산운용회사인 글로벌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GIP)가 맡았다. 멜버른 항구는 이 컨소시엄의 첫 투자 사례다. 국민연금은 호주 인프라 투자를 통해 연 10%대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대체투자 자산의 약 4%를 호주 인프라, 오피스 빌딩 등에 투자했다.
IB업계 관계자는 “호주 정부가 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경제정책 재원 마련을 위해 인프라 자산을 잇따라 민영화하고 있다”며 “호주는 계약 이행을 중시하고 정책 일관성이 있어 호주 인프라 자산에 대한 세계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유창재/좌동욱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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