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봉구 기자 ] 서울대는 세계적인 생명과학자로 국제기구에서 활동해온 신승일 박사(78·사진)가 10억원을 쾌척했다고 19일 밝혔다. 신 박사는 지난 1957년 서울대 화학과에 입학한 이 학교 동문이다.
성낙인 서울대 총장은 이날 ‘암곡학술기금’ 협약식에서 “신승일 동문은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모교 위상을 드높였다. 평소에도 배려의 미덕을 몸소 실천한 분으로 감사와 존경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신 박사도 “먼 타지에 있었지만 모교와 조국을 늘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는 한국인으로서의 뿌리와 서울대에서 싹튼 학자로서의 사명감, 동료로서 도와준 고국의 여러분들이 있었다”면서 “서울대가 새로운 인류 문명의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추구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생화학·세포유전학·면역학 분야 등을 연구한 신 박사는 유엔개발계획(UNDP)이 설립한 국제백신연구소를 서울대에 유치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동안 UNDP 수석보건자문관, 뉴욕 알버트아인슈타인의대 유전학과 교수, 스위스 바젤면역학연구소 선임연구원 등 미국과 유럽의 다양한 기관에서 연구원과 교수직을 역임했다.
한국의 대표적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한 셀트리온을 2002년 한·미 합작회사로 기획해 창업하는 데 힘을 보탠 주역이기도 하다. 앞서 서울사대부고에 장학금 5억원을 기탁해 ‘신승일 장학재단’을 설립했고 원주중에 10억원의 장학기금을 내놓아 ‘암곡장학재단’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가 서울대에 기부해 만든 암곡학술기금은 부친의 호를 따 명명됐다. 학교 측은 신 박사의 뜻에 따라 인문학 소양을 갖춘 과학자와 현대과학의 기초를 이해하는 인문학자를 길러내는 등 과학과 인문학이 접목된 학문적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데 기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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