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V20, 애플 아이폰7 등 일시적 수혜
"단기적 악재로 4분기부터 판매 가속화될 것"
[ 이진욱 기자 ] 삼성전자가 배터리 결함 문제로 갤럭시노트7 리콜을 결정하면서 삼성 충성고객들의 이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갤럭시노트7은 출시 전 40만대의 유례없는 예약판매랑을 기록하면서 충성도 높은 고객군 확대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간 '갤럭시'의 충성 고객 확보에 매진한 삼성전자의 노력이 표면적 수치로 나타났기 때문.
그러나 배터리 폭발건이 연이어 접수되면서 지난 2일 전량 리콜 결정이 내려졌다. 이 때문에 갤럭시노트7이 하반기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쟁에서 다소 고전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갤럭시노트7 예약 구매자와 잠재적 구매자들이 같은 시기에 출시되는 타사 제품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
업계에서는 경쟁 제품인 LG전자 V20, 애플 아이폰7이 이달 초 출시예정이라 일정 부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가 경쟁사보다 갤럭시노트7을 일찍 출시하면서 노린 시장 선점효과는 포기해야겠지만, 초기 폭발적 반응 여파는 굅?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주를 이룬다.
삼성전자의 신속하고 통큰 대응도 고객 변심을 최소화할 것이란 반응이다. 삼성전자의 전량 새 제품 교체 결정이 신뢰도를 높여 오히려 신규 고객층이 확대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실제로 대형 매장들을 둘러본 결과, 갤럭시노트7 리콜 조치 이후 제품 문의가 리콜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한 대형 매장 관계자는 "리콜 이후 예약 취소나 개통 철회에 대한 움직임은 감지되고 있지 않다"며 "좀 더 지켜봐야 겠지만 현재로선 제품이 나올때까지 기다리겠단 고객이 대부분"이라고 전했다.
해외 언론과 투자기관들도 이번 리콜로 인한 삼성전자의 악재가 단기적 영향에 그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전자가 단기적으로는 성장 추진력을 잃겠지만, 제조업 분야와 공급망에서 갖고 있는 강점 때문에 상황이 오래가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동안 스마트폰 업체들 중에서 배터리 안전 문제가 발생했던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HSBC는 "삼성전자의 리콜 조치로 3분기에는 공급이 부족하겠지만 4분기에는 판매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제품의 이익증가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골드만 삭스는 "장기적인 브랜드 가치 훼손을 최소화한 삼성전자의 발빠른 대처능력으로 이같은 대규모 손실은 일시적인 부담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오는 19일부터 국내 갤럭시노트7 구매 고객에게 새제품을 교체해줄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5일부터 교체 작업에 돌입했다. 국가별로 자재 수급 상황 등이 달라 교체 시작 시점은 다소 차이가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휴대폰 업체들의 배터리 결함은 항상 발생해왔지만 모두가 삼성전자처럼 대응하진 못했다"며 "삼성은 선점효과 없이 원점에서 경쟁해야 겠지만 홍채인식, 방수 등 독보적인 기능을 무기삼아 4분기부터는 리콜 이전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