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심기 특파원) 월가를 대표하는 골드만삭스가 9월 기준금리 인상을 확신하는 보고서를 내놨다. 노동절 연휴중인 5일 나온 것도 이례적이지만 작성자가 얀 하치우스 수석이코노미스트(사진)라는 점도 월가의 눈길을 끌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일 노동부가 8월 고용지표를 발표한 뒤 9월 금리인상 확률이 40%에서 과반인 55%로 높아졌다고 기관전망을 수정했다. 월가의 투자은행(IB)중 유일하게 9월 인상에 베팅한 것이다. 이날 예정에 없던 보고서는 골드만삭스의 베팅에 시장의 의혹이 커지자 긴급 대응에 나선 것으로 월가는 해석했다.
하치우스는 보고서에서 재닛 옐런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지난달 잭슨홀 심포지움에서 한 연설에 대해 “노골적인(blunt) 언어를 사용했다”며 9월 인상론의 근거를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만약 옐런 의장이 ‘연내 금리인상을 기대한다’는 식으로 기존의 일반론을 언급하려면 전혀 사용할 필요가 없는 단어와 표현을 써가며 강력한 금리인상 신호를 보냈다는 설명이다. 예를 들어 “최근 몇달간 금리인상의 근거가 강화됐다”거나 “지표가 FOMC의 전망대로 가고 있음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주고 있다”는 등의 표현이 바로 그것이라는 해석이다.
골드만삭스는 옐 ?의장이 선거와 통화정책을 분리해야 한다는 점도 강한 어조로 밝혔다는 점을 9월 인상론의 근거로 들었다. 옐런 의장은 “정치적 일정이 과거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없다”며 이같은 관측을 강하게 부인했다는 것. 2004년 6월 엘런 그린스펀 당시 Fed의장이 시작한 금리정상화는 그해 말 대선과 무관하게 이어졌고, 벤 버냉키 전 의장도 2012년 9월 양적완화 3단계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8월 고용지표에서 나온 15만1000명의 신규취업자수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손익분기점은 넘는다”고 평가했다. 신규취업자 증가 트렌드를 보면 3개월 평균이 23.2만명, 6개월 평균 17.5만명, 올들어 월 평균 18.2만명 등으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8월 신규일자리는9월 고용동향 발표시 매번 상향조정됐다며 2011년 이후 평균 7.1만명이 추후에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Fed가 고용과 함께 금리결정시 근거로 삼는 인플레이션율도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7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전달보다 0.1% 오르는데 그쳤지만, 전년대비로는 1.6% 상승하는 등 목표치 2.0%를 향해 점진적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 경제성장률도 1, 2분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3분기 GDP는 뉴욕연방은행이 2.8%를, 애틀랜타 연방은행은 골드만삭스의 2.9%보다 높은 3.5%를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금융시장의 9월 인상확률을 30%로 낮게 보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컨센서스를 만들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과거 금리인상기에는 연방기금금리의 선물가격을 토대로 금리인상 여부를 점치는 시카고 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인상확률이 최소 70%를 넘었다.
FOMC회의 시작 1주일전 ‘침묵의 기간’이 시작되는 13일 전까지 FOMC위원들이 긴축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나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6일)를 시작으로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총재(9일),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총재와 제프리 래커 리치머드 연은총재(7일) 등이 나설 것으로 점쳤다. 뿐만 아니라 예정에 없던 기자회견을 여는 카드도 열려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과연 골드만삭스의 예측이 적중하면서 월가 대표IB로서 명성을 다시 한 번 드높일 수 있을지, 시장컨센서스에 반하는 소수의견을 고집하다가 망신을 당할지는 21일 오후 3시에 나오는 FOMC 성명서에 달릴 전망이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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