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부 박진우 기자)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정보수집과 비밀공작 등에 필요한 ‘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운영하는 벤처투자회사가 있습니다. 2000년부터 325건 이상의 투자에 참여해온 ‘인큐텔(In-Q-Tel)’입니다.
인큐텔이 진행해 온 투자 중 100건 이상은 여전히 실체가 드러나지 않았으며, 운용 자금규모는 연간 최소 1억2000만달러(1342억원)에 이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일 보도했습니다. 벤처회사에 대한 투자금은 통상 CIA에서 부담하지만 국가안보국(NSA), 연방수사국(FBI), 국방부 등도 소액투자자로 참여해왔다고 합니다. 물론 재원은 세금입니다.
인큐텔은 1990년대 말 조지 테닛 당시 CIA국장의 권고로 의회의 승인을 거쳐 설립됐습니다. 인큐텔이 다른 벤처투자회사와 다른 점은 ‘비영리’라는 점입니다. 수익을 만들어내기보다 CIA임무에 필요한 기술을 얻기 위한 목적에서 자금을 투자합니다.
대표적인 투자 성공사례로는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스타트업) 중 기업가치에서 5위를 차지한 빅데이터 분석회사 ‘팔란티르(Palantir)’가 꼽힙니다. 이 기업은 빅데이터 분석으로 미군의 군사작전시 위험지역을 미리 예고해 인적·물적 손실을 최소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인큐텔은 인공위성용 안테나 개발 벤처회사에도 투자, 휴대용 위성 안테나를 개발했습니다. 그 덕에 임무에 투입된 병사들은 원거리에서도 교신을 쉽게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정찰용 소형 드론(무인기) 개발 벤처회사인 ‘사이피 워크스(CypPhy Works)’에 대한 투자도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체공 시간이 수백 시간을 넘는 정찰용 소형 드론을 개발, 실전에 투입해 수십차례 군사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이 드론은 이후 상업용으로도 개조돼 사용 중입니다.
다만 구체적인 투자정보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인큐텔의 독립성과 이사진의 윤리성은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인큐텔이 적어도 17차례 이상 이사진과 재무적인 연관성 등을 가진 업체들에 투자했다는 것입니다. /jwp@hankyung.com
[한경닷컴 바로가기] [스내커] [한경+ 구독신청]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