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 서울 1곳·지방 1곳 '옥외광고 자유지역' 추진에
강남 "영동대로" 서초 "강남역"
[ 강경민 기자 ] ‘한국판 타임스스퀘어’ 조성을 놓고 국내 최고의 부촌(富村)인 서울 강남구(구청장 신연희)와 서초구(구청장 조은희)가 자존심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미국 뉴욕의 타임스스퀘어처럼 광고물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국내 1호 광고자유표시구역’으로 강남구는 영동대로 일대를, 서초구는 강남역 일대를 요구하고 있다.
서초구는 지난달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강남역 사거리를 국내 광고자유표시구역 1호로 유치하기 위한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고 29일 발표했다.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가 지난달 내놓은 개정안에는 편의점과 커피숍 등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벽면·창문 디지털광고에 타사 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함께 광고물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자유표시구역을 지정하는 방안이 담겼다. 지금까지는 옥외광고물을 규제 위주로 관리하면서 종류·크기·색깔·모양 등과 설치 가능 지역 및 장소가 엄격히 제한됐다.
서초구는 개정안 통과 전인 지난 6월 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지정에 대한 자체 용역을 벌였다. 예술의전당, 고속버스터미널, 서초대로 삼성사옥 인근, 강남대로 신논현역~강남역 구간 등 4곳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한 결과 강남역 사거리가 최종 후보지로 낙점됐다.
강남구는 서초구보다 먼저 한국무역협회와 함께 올초부터 관내 영동대로 일대를 광고자유표시구역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남구는 무역협회가 소유한 무역센터와 코엑스몰에 내년 초까지 대형 전광판 등을 시범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코엑스 맞은편에 건립되는 현대차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에도 현대차와 협의해 각종 광고판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이다.
광고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되려면 각 광역시·도가 조성계획을 제출한 뒤 행자부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광역시·도는 기초지방자치단체와 사전 협의를 통해 대상지를 선정한다. 행자부는 우선 서울 한 곳, 비(非)서울 한 곳을 지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외 지역에서는 부산 해운대구가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구와 서초구는 관내 지역이 국내 1호 광고자유표시구역으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대한민국 경제와 교통의 중심지인 영동대로에 ‘한국판 타임스스퀘어’를 조성하면 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국내 최고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하루 유동인구가 100만명에 달하는 강남역 사거리는 광고주 선호도가 매우 높고 대형 건물이 많아 디지털 광고를 구현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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