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진모 기자)박근혜 대통령은 9월2일부터 9일까지 대표적인 친북(親北) 3개국을 순방한다. 러시아, 중국, 라오스를 차례로 방문한다. 우리나라 정상이 친북 국가들만 꼭 찍어 순방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래서 박 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그 어느때보다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한 대북압박 공조에는 미온적이지만, 한국의 ‘사드(THAAD·고(高)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라오스는 전통적으로 북한의 우방국이다. 박 대통령은 이들 3개국 정상과 회동을 가지며 ‘북핵 외교’에 나설 예정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분양 보라칫 라오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확정됐다. 박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국 정상인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도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한-중 양국은 물밑 접촉중이라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순방은 대북 압북 기조 하에 북한과 국제사회를 연결해온 고리들을 하나둘씩 끊고 북한을 한층 더 고립시키는 외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순방의 최대 관심사는 한-중 정상회담이다. 사드의 한반도 배치 결정을 놓고 몇달간 지속되고 있는 양국간 외교갈등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시 주석이 한반도 사드배치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내놓은 뒤 두 정상간 첫 만남이기때문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사전조율에 실패해 정상회담이 불발되거나, 약식 회담을 하더라도 공통의 분모를 내놓지 못하고 차가운 표정의 사진만 클로즈업될 경우 상황이 더 나빠지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물론 두 정상이 환한 표정을 연출하는 것만으로도 긴장 국면은 소강상태로 접어들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석상에서 3개국 순방에 대해 “주요 국가들과 전략적으로 소통하고 우리 입장을 적극 개진해 경제와 안보적 현실을 타개해나가는 데 우호적 환경을 조성하는 중요한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어려운 국제환경을 탓하며 앉아 있을 게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간다는 마음가짐으로 능동적·호혜적 외교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이런 발언은 사드를 놓고 한-중간에 벌어지고 있는 외교적 긴장관계를 직접 나서서 풀겠다는 의지다. 박 대통령이 사드를 놓고 시 주석과 어떻게 담판을 벌일지 주목되고 있다. (끝) / jang@hankyung.com
한경+는 PC·폰·태블릿에서 읽을 수 있는 프리미엄 뉴스 서비스입니다. [한경+ 구독신청]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국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